내용요약 10월, 삼성.하이닉스 3Q 역대최고·권영수 엔솔로
11월, 이재용 미국 출장, 테일러시 파운드리 확정
12월, '뉴삼성' 세대교체 인사·하이닉스 인텔 인수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20201년 산업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최대 격변기를 맞았다. 반도체와 원자재 수급 부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가 난항을 겪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고, M&A와 투자를 통해 사업 규모를 점차 확장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스경제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기사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올 한 해 산업계에서 화두가 된 주요 이슈들을 월별로 되돌아봤다. <편집자>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10월. /사진=빅카인즈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10월. /사진=빅카인즈

◆10월-삼성·하이닉스, 반도체 호조 덕에 3Q 역대 최고 매출 달성…권영수 엔솔로

10월은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달로 실적보고와 관련된 키워드가 상위에 배치됐다.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SK하이닉스가 1위를 차지했고, 영업이익이 2위에 올랐다. 이어 분기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한 삼성전자도 3위에 랭크됐다. 4위부터 10위는 코로나19, 파운드리,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TSMC, 중국, 업무협약 등으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는 17년 만에 키파운드리를 품안에 넣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본사를 둔 국내 파운드리업체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원에 인수했다. 키파운드리는 8인치 반도체 원판(웨이퍼) 기반의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력 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다. 키파운드리 인수로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이 2배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SK하이닉스는 주요 당국으로부터 규제 승인을 받아 키파운드리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HBM 3D램을 개발했다. 이 신제품은 기존 D램보다 30배 이상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풀HD급 영화 163편을 1초에 내려받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사업 호조에 힘입어 3분기 매출 11조8053억원을 올려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서버나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매출 상승의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도 2018년 슈퍼사이클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0%, 전분기 보다 55% 증가했다. 이는 그동안 적자였던 낸드사업이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3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역대 두 번째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15조6000억원이다. 삼성전자 역시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등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했다. 8월 출시된 3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3와 Z플립3의 고공행진도 한몫했다.

삼성은 이달 25일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1주기를 맞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추도식에서 뉴삼성을 강조했다. 재계는 승어부를 언급한 이 부회장이 조직개편과 신사업을 통해 뉴삼성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5일 그룹 내 2인자로 불렸던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재계는 이번 핀셋 인사를 두고 GM 리콜 사태로 인해 지체된 IPO(기업공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구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했다. 

11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오른쪽)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11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오른쪽)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11월-이재용 부회장의 미국 출장…사그러들지 않는 미중 갈등

11월의 빅 이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국 출장이다. 톱10에 오른 키워드 가운데 해당 이슈와 연관된 키워드는 1위 삼성과 2위 파운드리를 포함해 이재용, 테일러시, AI 등 총 5개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밖에 SK하이닉스, 중국, SK, 현대차, 코로나19가 11월 핫 키워드로 꼽혔다.

11월 14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부회장은 역대 최대 미국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마무리짓고 11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출장에서 가장 큰 성과는 그동안 미뤄왔던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신설을 테일러시로 확정했다는 것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테일러시를 전략적 거점지로 낙점하게 되면서 근방에 위치한 퀄컴, AMD, 구글, 아마존 등 미국 현지 수요를 선점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테일러시 파운드리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달성하는데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외에도 이 부회장은 바이오, 통신, AI 등 미래 성장 동력인 신사업을 두루 챙겼다. 모더나, 버라이즌, MS, 아마존, 구글 CEO 등과 잇단 회동을 가지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 

특히 이번 출장에서는 현지 기업인들과의 회동뿐 아니라 미국 핵심 정계 인사들과도 만남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이슈 및 한미 우호 증진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재계 1위 총수로서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미 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항에서 첫 메시지로 냉혹한 현실을 강조하며 뉴삼성을 향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글로벌 현장을 직접 경험한 이 부회장의 위기의식은 12월 초 단행된 파격적인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로 발현된 셈이다. 

이 부회장의 출장 건 다음으로 미중 갈등과 관련된 키워드가 많았다. 삼성과 SK가 미국 상무부가 요구한 반도체 공급망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삼성은 내용 전부를 기밀에 부쳐 비공개 처리로 상무부와 협의했고, SK는 일부 자료를 기밀로 표시했다.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11월. /사진=빅카인즈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11월. /사진=빅카인즈

미중 갈등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장비 도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 우시 공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첨단 반도체 설비가 중국의 군사적 목적에 활용될 수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에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들이는 것을 제재했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은 12월 7일(현지시간) 열린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간담회에서 “중국 우시 공장은 첨단 장비 없이도 계속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12월. /사진=빅카인즈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12월. /사진=빅카인즈

◆12월-이재용, 세대교체 인사…SK하이닉스, 인텔낸드 인수 中최종승인

2012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엔 삼성전자 임원 인사 개편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또 다음 달 개최될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달의 톱10 키워드는 파격 인사 개편한 삼성이 1위, 인텔 낸드 사업의 중국 승인이 최종 확정된 SK하이닉스가 2위를 차지했다. 이어 3위부터 10위는 코로나19, 중국, 현대차, SK, 자동차, CES, 이재용, GM 순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삼성이 공개된 2022 사장단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삼성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우선 삼성전자 톱3(김기남·김현석·고동진)이 전면 교체되고 투톱 체제로 전환되는 파격 쇄신이 단행됐다. 당초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유임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예상은 뒤집어졌다. 결국 60대 퇴진론이 적용된 셈이다. 이같이 3개 사업의 대표가 교체되는 큰 폭의 인사는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왼쪽)한종희 DX 부문 부회장, (오른쪽)경계현 DS 부문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왼쪽)한종희 DX 부문 부회장, (오른쪽)경계현 DS 부문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기존 CE(가전), IM(모바일), DS(반도체) 등 세 개로 나뉘었던 조직도 최종적으로 DX(디바이스 경험)와 DS 두 개로 통합됐다. DX는 기존 CE와 IM을 통합한 조직으로 영상사업부(VD), 무선사업부(MX), 생활가전, 네트워크, 의룍기기 등의 사업부로 구성됐다. 각 사업부 수장도 모두 50대로 교체되며 이 부회장이 꾸준히 강조했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DX 부문 총괄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한종희 대표이사가 맡으며 VD 사업부장도 겸임한다. DS부문장에는 경계현 삼성전기가 대표가 임명됐다. 사업지원 TF 팀장이었던 정현호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업지원 TF는 사실상 과거 미래전략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2일 드디어 중국 규제당국으로부터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승인 받았다.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 사업을 9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지 14개월 만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2위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 달러를 지급해 인텔의 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확보하고, 2025년 3월에 나머지 20억 달러를 지급해 낸드 웨이퍼 설계 및 생산 관련 IP와 다롄 공장 운영 인력 등을 인계 받을 예정이다. 

다음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CES 2022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더구나 오미크론 확산이 심화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구글, 인텔, GM 등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참가를 취소하고 있다. 하지만 2년 만에 열리는 오프라인 전시회인 만큼 기업의 기대감은 크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도 참석해 신제품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퀀텀닷-유기발광다오이드(QD-OLED) TV를 첫 공개하며 OLED TV 시장 진입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모든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모빌리티 오브 싱스' 생태계 실현을 위한 핵심 로보틱스 기술 기반의 '플러그 앤 드라이브(PnD) 모듈'을 공개한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시 운전대를 접어 보이지 않게 하는 '폴더블 운전대', 네 바퀴를 90도로 꺾어 회전하는 기술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공개한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SK텔레콤· SK온 등 역대 최다 6개 계열사와 11명의 임원이 대거 참석해 합동전시관을 마련할 계획이다. SK는 수소, 바이오, 배터리 등 탄소중립 관련 기술을 중점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LG전자도 40인치대와 90인치대 올레드 TV를 선보이며 시장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29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처음 공개한 OLED.EX 차세대 패널을 비롯해 투명 올레드, 휘어지는 올레드 등 다양한 형태의 올레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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