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7년 진천선수촌 시대 활짝
국가대표 선수들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적 기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30일 앞둔 5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 인근에 설치된 전광판 모습. 대회 D-30을 알리는 메시지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30일 앞둔 5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 인근에 설치된 전광판 모습. 대회 D-30을 알리는 메시지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11년 1월 4일. 한 선배와 함께 당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육상 국가대표팀 신년하례식을 취재한 기억이 있다.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을 앞둬 김국영(31), 정순옥(39) 등 선수들의 비장한 각오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스포츠뉴스에서나 봐오던 태릉선수촌은 초년생 기자가 누비기엔 너무 큰 세상이었다. 태릉선수촌은 2017년 9월 51년 역사에 끝내고 더 큰 진천선수촌으로 거듭났다. 진천선수촌의 수용 규모와 면적은 태릉선수촌의 3∼5배에 달한다.

11년 만인 5일 다시 찾은 신년 선수촌 분위기는 그때만큼 엄숙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2월 4일)은 한 달밖에 남지 않아 선수들의 표정은 진지했고, 방역 점검도 철저했다. 진천선수촌 내 웰컴센터에선 5분간 대기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결과가 나오는 신속진단키트 검사도 진행됐다. 음성일 경우 빨간 스티커를 받는데, 잃어버리면 재발급을 받아야 할 정도로 철저한 방역이 이뤄졌다.

선수촌에선 최근 산악구보훈련도 재개됐다. 태릉선수촌 시절 선수들은 주말이면 대운동장에서 출발해 불암산 정상 가까이에 있는 헬리콥터 이착륙장까지 왕복 약 10㎞를 달렸다. 산악구보는 그 시절 선수들이 가장 힘든 훈련으로 꼽았을 만큼 악명이 높다. 유인탁(64) 선수촌장은 훈련분위기를 개선하고 경기력을 향상하고자 산악구보를 다시 도입했다. 선수촌 크로스컨트리 산악훈련코스에서 진행하고, 무이산 정상까지 거리는 4.5km다.

진천선수촌 선수 식당 내 모습. /박종민 기자
진천선수촌 선수 식당 내 모습. /박종민 기자

물론 혹독한 훈련 뒤엔 보상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좌석에 일일이 칸막이가 설치된 선수 식당에선 한식, 양식, 중식, 일식을 비롯해 과일, 빵 등 후식까지 전문뷔페 수준의 음식이 제공됐다. 영양사의 분석을 거친 음식들이다. 선수들은 이곳에서 하루 5000~6000㎉ 이상을 섭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성인 하루 권장량(남 2700㎉·여 2000㎉)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직접 선수 식당을 이용해 보니 음식의 종류가 워낙 많아 조금씩만 담아 먹어도 금세 배가 불렀다.

이날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에서 여자컬링 대표팀 김선영(29)은 “대한체육회가 1~2개의 금메달 획득을 예상했다고 해서 우리가 금메달을 못 따는 건 아니다”라고 했고,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보름은 “그렇게 설정된 목표는 크게 의미가 없다. 스스로의 목표가 중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선영과 김보름을 보고 있자니, 11년 전 김국영과 정순옥 등 육상 선수들의 강렬했던 눈빛도 아른거렸다. 구슬땀을 흘려온 선수들이 베이징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길 기대해 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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