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황의조, 24일 스트라스부르전 해트트릭 폭발
반 박자 빠른 슈팅 타이밍·정확한 감아 차기
오프 더 볼 움직임 탁월, 완성된 공격수로 진화
황의조(가운데)가 24일 스트라스부르와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보르도(프랑스)=보르도 홈페이지
황의조(가운데)가 24일 스트라스부르와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보르도(프랑스)=보르도 홈페이지

[한스경제=심재희 기자] "물건이다. 슈팅 타이밍이 빠르고 정확도도 좋다. 빠르게 감겨서 골문으로 파고드니 골키퍼로서는 막기 힘들다." 
 
황의조(30·지롱댕 드 보르도)가 K리그 성남 FC에서 활약하던 2015년 해설위원으로 중계에 나선 필자는 경기 후 K리그 사령탑을 맡은 적이 있는 A 감독과 황의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A 감독은 "장점이 많은 공격수다. 기본적으로 슈팅이 매우 좋다. 더 발전한다면 좋은 스트라이커가 될 수 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는 약점도 지적했다. "간혹 쉬운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결정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신성'이었던 황의조는 놀라운 득점 행진을 벌이며 성남 FC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떠올랐다. 국가 대표 출신 미드필더 김두현(40·은퇴)과 호흡이 매우 좋았고, 그림 같은 '원더골'을 잘 터뜨려 더욱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A 감독의 말처럼 어렵지 않은 찬스를 종종 놓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J리그 감바 오사카와 국가 대표팀을 거치며 약점을 지운 그는 완성형 스트라이커로서 프랑스 리그앙 무대에 입성해 득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황의조는 독특한 슈팅 폼으로 또 다른 주목을 받는다. 특유의 '감차'(감아 차기)를 위해 임팩트 순간 몸을 가로로 틀어준다. 세로에서 가로로 몸 자세를 바꿔 공을 차면서 힘을 더 강하게 싣는다. 임팩트 후에는 디딤발을 옆 쪽으로 쭉 빼준다. 황의조의 발 끝을 떠난 공은 엄청난 회전과 함께 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골문 안으로 파고든다. 골키퍼로서는 자신의 방어벽 바깥에서 안으로 휘어져 골대 안으로 향하는 '감차' 코스가 여간 까다롭지 않을 수 없다. 

황의조는 특유의 폼으로 '감아 차기'를 구사한다. 프랑스 리그 앙 보르도 경기에서 감아 차기를 날리는 황의조. /보르도 인스타그램
황의조는 특유의 폼으로 '감아 차기'를 구사한다. 프랑스 리그 앙 보르도 경기에서 감아 차기를 날리는 황의조. /보르도(프랑스)=보르도 인스타그램

23일(한국 시각)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벌어진 2021-2022 프랑스 리그앙 2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와 홈 경기에서도 특유의 '감차'로 연속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 자신의 두 번째 골과 세 번째 골을 왼발과 오른발 감아 차기로 완성했다. 선제골까지 더해 해트트릭을 완성한 황의조의 원맨쇼에 힘입어 보르도는 4-3으로 승리했다. 
 
황의조의 슈팅이 더 막기 힘든 이유는 박자와 거리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타이밍이 빠르다. 발목 힘이 좋은 황의조는 별다른 준비 자세 없이 간결하게 슈팅을 연결한다. 특히, 수비수를 앞에 두고 반 박자 빠르게 때리는 슈팅이 일품이다. 상대 골키퍼로서는 동료 수비수가 황의조를 막고 있는데 갑자기 공이 날아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에 꽤 먼 거리에서도 강력하게 중거리포를 날려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든다. 빠르고 정교하며 멀리서도 작렬하는 묵직한 한방. 바로 황의조가 갖춘 명품 슈팅이다. 
 
학창 시절 미드필더로 뛰었던 그는 공격수로 변신에 성공했다. 포지션을 바꾼 뒤 미드필더 경험을 더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수비 가담과 공격 전개 시 오프 더 볼 움직임이 매우 좋다. 슈팅 이전의 퍼스트 터치도 훌륭하고, 슈팅 또한 수준급이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피지컬을 보완하고, 실수를 줄여 더 강해졌다.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 이름 뒤에 달렸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대기만성 완성형 공격수' 황의조의 진화가 더 이어지길 기대한다.

스포츠산업부장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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