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로 2골, '양발 달인' 명성 과시
환상적인 '감차'로 쐐기포 작렬
[한스경제=심재희 기자] 스포츠 경기에서 시간이 잠시 멈출 때가 있다. 사람들은 완벽한 타이밍, 말도 안 되는 엄청난 플레이, 뭔가 머릿속에 있는 것 같은 그림이 그대로 실현되는 순간에 이런 착각에 빠지게 된다. 축구 게임에서 이런 '시간 멈춤 현상'이 그려지기도 한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전매특허 '감차'(감아 차기)로 시간이 멈추는 듯한 마법을 완성했다.
1일(한국 시각) 레스터 시티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홈 경기. 선제골을 돕고 추가골을 넣은 손흥민은 후반 34분 시간을 잠시 멈췄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데얀 클루세프스키(22)의 패스를 받자마자 벼락 같은 왼발 중거리포를 때렸다. 공을 왼발로 트래핑 하고 오른발로 짧게 대각선 뒤로 옮긴 후 왼발로 슈팅을 날렸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은 절묘하게 감겨 레스터 골문 좌측 상단을 파고들었다.
피나는 노력으로 얻은 '환상 감차'로 시간을 잠시 건너 뛰었다.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공을 받아 간결한 터치에 이은 정확하고 강력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열었다.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는 '양발 달인'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손흥민의 말도 안 되는 작품에 토트넘 동료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손흥민 뒤에 있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27)는 두 손을 들어 머리를 감싸쥐며 놀라움을 표했고, 골문 앞에서 크로스를 기다리던 해리 케인(29)은 골을 직감하며 박수를 쳤다. 안토니오 콘테(53) 감독은 아이처럼 펄쩍 뛰면서 '시간 멈추기 마법'에 혀를 내둘렀다.
흔히 말하는 '원더골'을 또 한번 만들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장하던 시절부터 종종 보였던 '감차'로 모두를 놀라게했다. 아울러 '차붐' 차범근(69) 전 감독을 넘어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19골)을 마크하며 날아올랐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이 힘찬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
스포츠산업부장
심재희 기자 kkamano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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