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원숭이두창, 북미·유럽 중심 확산 중…치명률 3~6% 내외
2016년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 및 시약 개발·평가 완료
질병관리청, ‘관리대상 해외감염병’ 지정 검토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방역당국이 최근 유럽과 북미 등에서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원숭이 두창(monkeypox)’을 감별할 수 있는 검사(진단)체계를 구축했다.

원숭이두창/제공=로이터 연합뉴스
원숭이두창/제공=로이터 연합뉴스

23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 이례적으로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 유입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청은 전세계 전파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국내 유입 대비한 진단체계 갖추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발열·오한·두통·림프절부종과 함께 전신과 특히 손에 수두와 유사한 수포성 발진이 퍼지는 것이 특징인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2∼4주간 증상이 지속된다.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보통 6~13일의 잠복기를 거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치명률은 3∼6%다.

전파는 병변·체액·호흡기 비말 및 침구와 같은 오염된 물질과의 접촉을 통해 사람 간 전염되며 그간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달 들어 21일 기준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13개국에서 100여명이 넘는 확진환자(79명)와 의심환자(64명)가 나온 상태다.

원숭이두창 국외발생 상황/제공=질병관리청
원숭이두창 국외발생 상황/제공=질병관리청

원숭이두창은 그간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돼 왔다. 그렇기에 이 같은 발생 상황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WHO가 긴급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질병 이름이 ‘원숭이두창’이 된 것은 주로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원숭이들에게 발생하는 병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감염이 확인된 것은 1970년대였고, 주로 서부·중부 아프리카 인근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외 지역에서는 매우 드물게 아프리카 여행자, 아프리카 수입 동물 등에서만 확인됐다.

이름이 ‘원숭이두창’이지만 이 질병의 전파는 주로 쥐나 다람쥐 등 설치류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 사람이 쓴 물건과 접촉하며 전염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사람의 피부, 호흡기, 점막 등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전용 치료제는 없으며, 시도포비어(Cidofovir), 브린시도포비어(Brincidofovir), 타코비리마트(Tecovirimat), 백시니아 면역글로불린(Vaccinia immounoglobulin) 등의 항바이러스제를 치료에 사용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원숭이두창 발생지역의 동물과 접촉을 피하고, 아픈 동물의 서식지 및 물건과의 접촉도 자제해야 한다. 감염된 환자와의 신체 접촉도 삼가야 한다. 이를 위해 환자는 격리 조치를, 환자를 보호하는 의료진이나 관계자는 개인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질병청만 원숭이두창의 진단검사가 가능하다. 질병청은 지난 2016년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 및 시약 개발과 평가까지 완료했으며, ‘실시간 유전자검사법’(Realtime-PCR)으로 100개 정도 바이러스까지 검출 가능한 검출민감도를 갖고 있다.

김수현 질병청 신종감염병대응과장은 “해외 발생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는 한편 국내발생에 대비 의사협회, 관련 학회 등과 정보를 공유하며,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관리대상 해외감염병’ 지정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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