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PG가격도 3월 중 인상될 것으로 전망...택시 연료비 부담↑
"심야 요금 할증료율 인상 때보다 손님 보기 더 힘들다"
텅 빈 택시 승강장. / 연합뉴스
텅 빈 택시 승강장.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정환 기자] 서울 중형택시 요금 인상 후 일주일이 지났다. 텅 빈 택시 승강장 위 택시 기사들의 걱정은 나날이 커져만 간다.  

서울시는 1일 오전 4시를 기점으로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3%) 인상했다. 기본요금이 적용되는 거리도 2㎞에서 1.6㎞로 줄였고, 거리요금 기준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 시간요금 기준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택시 기사들은 다시 한번 역경에 처했다. 지난해 12월 심야택시 요금 할증료율 인상으로 택시 손님이 급감해 고난을 겪은 데 이어, 이번에는 거리·시간 대비 요금까지 모두 올라 손님들이 악착같이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모 씨(30)는 "버스를 타면 돌아가는 길이라 출근길에는 택시를 애용했는데, 얼마 전 택시 요금을 계산하고 깜짝 놀랐다"며 "평소 많이 나와도 6000원선에서 결제를 했지만 미터기에 찍힌 요금 앞자리가 8로 바뀐 것을 보고 공포를 느꼈다"라고 했다. 20대 대학생 이모 씨도 "가뜩이나 물가가 올라 힘든데 택시비까지 오르니 정말 곤란하다"며 "과 특성상 장비들을 챙겨 통학을 해야하는 만큼 택시가 필수인데, 이제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라고 걱정했다. 

손님들로 활기를 띠던 출근길 택시 승강장이 한적하다. 바쁜 출근길 승객을 태우던 택시는 승강장 위에서 조용한 아침을 맞이했다. 택시 기사들은 손님을 기다리다 굳어진 몸을 이끌고 스트레칭을 한다.  

택시비 연료로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도 오는 3월 중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2월 국제 LPG 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톤(t)당 790달러로 결정해 국내 LPG 수입사에 통보했다. 전월 대비 프로판은 200달러, 부탄은 185달러 각각 올랐다. 인상된 2월 국제 LPG 가격은 한 달 시차를 두고 3월 국내 LPG 가격에 반영된다. LPG 수입사들은 국제 가격 추이와 환율과 소비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월 공급가를 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3월 중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3월 중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수년간 동결됐던 택시요금의 인상 필요성에는 업계 관계자와 대부분의 시민들 모두 동의한다. 그러나 최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난방비와 전기요금 인상으로 '고지서 폭탄'까지 경험한 시민들은 택시비에 주머니를 닫고 있다.

택시 기사들의 한숨이 깊다. 20년 경력의 택시기사 김모 씨(55)는 "생각보다 손님이 더 없다. 지난해 심야택시 요금 할증료율이 올랐을 때보다 지금이 더 심각한 것 같다"며 "손님들이 인상된 요금에 적응하고 다시 택시를 찾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60대 택시기사 서모 씨도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택시비 요금이 올랐다고 좋을 게 없는 상황이다. 곧 연료비도 오를 텐데 손님은 줄어들고 있다"며 "어렵게 태운 손님들도 미터기를 주시하며 근처 버스 정류장이나 역을 찾아 금세 내리려 한다"라고 답답해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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