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울시, 국토부에 개인택시 3부제 재운영 검토 신청기한 유예 요청
승객을 기다리는 빈 택시들이 줄지어져 있다.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제공
승객을 기다리는 빈 택시들이 줄지어져 있다.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제공

[한스경제=김정환 기자] 택시비 인상에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승객 없이 도로를 달리는 택시가 늘자 3개월여 만에 개인택시 3부제 재도입 요청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국토부)에 개인택시 3부제 재운영 검토를 위한 신청기한 유예 요청 공문을 15일 발송했다. 개인택시 3부제는 중형택시 기사가 이틀 근무하면 다음날 하루 의무적으로 운행하지 않게 하는 제도다. 서울시 신청 기한 21일까지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22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풀리면서 심야 귀갓길 택시 대란이 계속되자 3부제를 전면해제했다. 당시 국토부는 제도 재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간으로 수도권 자치단체에 3개월, 비(非) 수도권 지자체에 6개월을 부여했다. 

법인 택시업계는 이달 1일부로 요금 인상 여파로 개인택시 3부제 부활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택시 요금 인상으로 승객이 큰 폭으로 감소해 택시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택시 수요는 줄어들고 개인택시 공급은 과다한 수급 불균형으로 법인택시 기사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강조한다. 

'티머니 온다'는 '가입 운전기사들의 콜수락율은 요금 인상 전인 1월평균 평균 60% 수준에서 2월 1주간 85%로 높아진 반면 승객의 콜 건수는 약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심야할증률과 기본 요금 상승이 맞물린 데 영향을 받았다'고 알렸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심야할증 시간대는 오후 10시로 앞당겨지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2시까지는 할증률이 최고 40%까지 높아졌다. 이달 1일부터 기본요금이 1000원 인상 등 택시요금이 부담이 가중되자 승객들의 택시 탑승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11월 개인택시 3부제가 전면 해제됐다. /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개인택시 3부제가 전면 해제됐다. / 연합뉴스

법인택시 기사 40대 김모 씨는 "개인택시 부제 해제에 요금 인상까지 더해져 승객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며 "사납금까지 떼고 나면 정말 남는 게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동료 기사 이모 씨(51)는 "콜 잡기가 힘들다. 주로 수입을 올리는 야간에도 승객 모시기가 힘들어 빈 택시를 끌고 강남역, 홍대입구역, 이태원역 등으로 가 손님을 찾아 헤맨다"라고 호소했다.  

일부 개인 택시자들은 3부제 재도입에 회의적이다. 이들은 법인택시 기사들의 수입 감소가 과도한 사납금 징수에 있다고 본다. 또 택시요금 인상으로 부담감이 커진 승객들이 3부제 도입 여파로 '승차난'까지 겪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개인택시 3부제 이후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택시부제 운영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다. 국토부가 서울시의 유예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개인택시 3부제 부활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택시 기본요금 인상으로 택시기사들의 마수걸이를 책임지던 출근길 승객도 줄고, 할증료율까지 높아져 심야시간에도 시민들은 버스나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다. 

택시기사들의 한숨이 깊은 이유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택시비 연료로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의 국제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가격도 오는 3월 중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2월 국제 LPG 가격을 t(톤)당 프로판 전월 대비 200달러(약 26만 원) 인상, 부탄 185달러(약 24만 원) 인상을 결정했다. 인상된 2월 국제 LPG 가격은 한 달 시차를 두고 3월 국내 LPG 가격에 반영된다. 국제 LPG 가격에 원/달러 환율을 반영하면 국내 LPG 가격은 ㎏당 240원 가량 인상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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