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존 백신 해외 진출 확대
글로벌 R&PD 센터 건립에 3000억원대 대규모 투자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R&PD 센터 조감도.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R&PD 센터 조감도.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엔데믹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독감백신 사업에 다시 뛰어들고, 신규 투자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잠정집계) 매출은 전년 대비 50.8% 줄어든 4567억원, 영업익은 75.7% 감소한 115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까닭은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매출이 감소한 영향 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CMO를 맡으면서 2021년 매출 9290억원, 4742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게다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GBP510)’도 수요 부진을 겪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백신 시장 복귀와 해외 진출 확대로 엔데믹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코로나19 백신의 생산을 위해 국내 공급을 멈췄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다시 생산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이다.

특히 스카이셀플루는 세포배양 독감백신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 기술력과 효능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생산을 중단하기 전인 2020년 1647억원의 생산실적과 국내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 29%로 리딩 품목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스카이셀플루는 최근 칠레 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중남미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중남미 국가들은 칠레의 품목허가 여부를 허가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향후 해당 지역 진출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백신은 현재까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권 국가들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역시 지난 1월 말레이시아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UN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중남미 입찰을 따내 오는 2024년까지 총 3127만달러(약 370억원) 규모를 공급한다. 현재 태국 등, 동나아에 수출하고 있으며, 국가 공공입찰을 통해 튀르키예에도 공급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수두백신 시장은 2018년 기준 27억 1400만달러(약 2조 6000억원)에서 연간 5.6%의 성장률을 보여 2026년 42억 2000만달러(약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센터’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기승인 된 투자비 419억원(토지비 등)을 포함한 총 3257억원을 투자해 송도 3만 413.8㎡(약 9200평) 부지에 건립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최첨단 R&PD 센터 설립을 통해 기존의 비즈니스 영역을 고도화하고, 신규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생태계(Hub)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R&PD 센터에서는 ▲글로벌 기업 및 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오픈 랩(Open Lab)’ ▲감염병 BSL(biological Safety Level, 생물안전등급)-3을 포함한 최첨단 연구시설 ▲CDMO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파일럿 플랜트’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파일럿 플랜트란 신규 공법이나 제품을 도입하기 전 건설하는 소규모의 시험적 설비다.

아울러 1조 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활용해 CGT(세포유전자치료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바이럴벡터(바이러스 전달체)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WHO가 독감 균주 선정하면 백신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2월 말에서 3월 초 선정하기 때문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데믹 전략으로 CGT mRNA 바이럴벡터 등에 진출하고, 오픈이노베이션과 M&A(인수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 방향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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