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남자 쇼트트랙 박지원 개인전 2관왕
여자 쇼트트랙 최민정 개인전 은메달 2개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선 경기. 금메달을 획득한 박지원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선 경기. 금메달을 획득한 박지원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목동=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스포츠는 축제이며 쇼트트랙은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다.”

박보균(69)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1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한 말이다.

쇼트트랙이라는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드라마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대회를 준비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한 관계자는 12일 본지에 “전날인 11일과 오늘 티켓 온라인 발권 2500장, 현장 판매분 약 1000장이 모두 매진됐다. 대회 인기를 실감했다. 팬 분들께서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실제 경기장 앞 입장 티켓 구매 부스에선 텐트를 치고 줄을 선 팬들도 있었다.

현장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의 흔적. /박종민 기자
현장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의 흔적. /박종민 기자

빙상장에서도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간판 스타인 박지원(27·서울시청)과 최민정(25·성남시청)이 아이스링크에 등장할 때면 커다란 함성이 울려 퍼졌다. 빙상은 비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간주되지만, 7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권위 있는 대회였던 만큼 팬들도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지원과 최민정의 질주가 특히 빛났다. 박지원은 11일 대회 남자 1500m에서 2분17초79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4번째 레인에서 출발한 그는 초반 선두에 있었지만 잠시 주춤하다 막판에 다시 속도를 끌어올렸다. 2위 피에트로 시겔(2분17초898) 등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마침내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오전 대회 남자 500m 패자부활전에서 기권하고 주 종목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박지원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좋다. 기쁨이 잘 표현이 안 된다"고 웃었다.

그는 12일에도 금빛 질주를 이어갔다. 남자 1000m 결선에서 1분27초74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개인전 2관왕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어제 속으로 다짐을 많이 했다. 메달을 딸 수 있고 그게 금메달이라고 생각했다. 다짐을 지킬 수 있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랑 다른 느낌이었다. 어제는 처음 1등이라 어색했다. 오늘은 1등을 잘 즐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여자 1000m 준준결선 경기. 최민정이 숨을 고르고 있다. /김근현 기자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여자 1000m 준준결선 경기. 최민정이 숨을 고르고 있다. /김근현 기자

최민정은 11일 열린 대회 여자 1500m에서 2분31초44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2분31초349를 기록한 '라이벌' 쉬자너 스휠팅(26·네덜란드)에게 밀렸다. 12일 여자 1000m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아쉽게 우승을 놓치며 눈물을 보였지만 그는 관중의 가장 많은 응원을 받았다. 장기인 아웃코스 추월을 선보일 땐 커다란 환호가 쏟아졌다. 현장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최고 스타’ 최민정을 보러 온 팬들이 가장 많아 보였다. 기자석에서 봤을 때 최민정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한국은 마지막 날 여자 계주 3000m 결선에선 네덜란드에 밀려 은메달, 남자 계주 5000m 결선에선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속한 중국, 이탈리아에 뒤져 동메달을 땄다.

대회 기간 윤홍근(68)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비롯해 이기흥(68) 대한체육회장 등 대회장을 찾은 체육계 고위 인사들은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를 대한민국에서 개최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회장엔 중국 오성홍기도 여럿 보였다. 다양한 국가에서 원정 응원을 온 것이다. 세계 속 한국 빙상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무대였다.

윤홍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윤홍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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