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럽서 NASH 신약 R&D 성과 공유
자체개발 의약품·중국 호조, CDMO 수주 가능성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본사.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미약품이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신약 개발 기대치가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까지 예고되면서 올해 연구개발(R&D)와 실적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21일부터 24일까지(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간학회(EASL)에 참가해 ‘랩스듀얼아고니스트’의 임상 2a상 결과를 구두 발표했다. 이 약물은 GLP-1/GCG 이중 작용제로 지난 2020년 미국 MSD에 1조원대 규모로 기술수출된 NASH 신약 후보물질이다.

랩스듀얼아고니스트를 145명 대상으로 매주 1회씩 10mg 또는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1mg를 8주간 직접 비교 투약한 결과, 치료기간 24주 지방간함량 평균 감소율 72.7%를 달성했다. 이는 세마글루타이드(42.3%) 대비 압도적인 지방간 감소 효과를 보여준 것이다. 

또한 간지방함량(LFC) 5% 미만(정상수준)인 환자 비중에서도 66.7%로 오젬픽(17.8%)보다 우수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오젬픽이 2.4mg 투약되는 데에 반해 이번 임상에서는 1mg로 낮은 용량이 사용됐다. 효과를 더욱 극대화한 설계로 보인다”며 “2b상은 NASH 환자 300명 대상으로 2.4mg가 사용될 예정으로 오는 2025년 12월 종료가 목표”라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은 EASL에서 다른 NASH 후보물질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GLP-1/GCG/GIP)’의 연구 결과 2건을 발표했다. 회사는 이 약물과 관련해 간생검(Liver biopsy)으로 확인된 섬유증을 동반하는 NASH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약 대비 치료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 등 확인을 위한 후기 임상 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는 NASH 치료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간섬유화’를 직접적으로 개선한 효능을 평가한 결과여서 학계 이목이 집중됐다. 현재 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 대부분 간섬유화 개선에서는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의 효과를 다양한 인크레틴 유사체(GLP-1, GLP-1·GIP)들과 비교했다. 이를 통해 간섬유화 개선에서 차별화된 효능이 나타남을 입증했다.

앞서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IDMC(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로부터 글로벌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토대로 ‘계획 변경 없이 지속 진행(continue without modification)’ 권고를 받았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일라이 릴리가 반환했던 ‘포셀티닙’에서 B세포 림프종을 개발할 가능성을 발굴해 다시 상업화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연구개발 성과뿐만 아니라 호실적까지, 올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한미약품이 올해 연결기준 매출 1조 517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집계했다. 전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15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6.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은 한미약품이 매출 1조 4467억원, 영업이익 2152억원을 달성해 각각 지난해보다 8.6%, 36.1% 성장할 것으로 봤다. 

증권가에서 호실적 배경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과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등 자체 개발 의약품의 판매 확대를 꼽았다. 더불어 중국 사업 호조와 신성장동력인 위탁개발생산(CDMO)도 성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베돈’은 지난해 1011만달러(약 130억 원), 올 1분기 1560만달러(약 206억원)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른 로열티와 원료의약품 수익 등도 기대된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지속하며 수익성 개선도 이어갈 것”이라며 “연내 핵심 후보물질의 성과, CDMO 수주 달성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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