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시아컵, 5위
극심한 주전 의존도에 체력 문제 지적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노메달' 우려
박지수. /FIBA 홈페이지
박지수. /FIBA 홈페이지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내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을 놓친 가운데, 11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 여자농구는 그간 아시아의 강호로 군림해 왔다.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전신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포함) 역사에서 4위 아래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1965년 초대 대회(당시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시작으로 2007년 대회까지 12회나 우승했고, 2015년 대회(3위)까지 26차례 대회에서 모두 입상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강호로 성장한 중국, 일본과 조금씩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며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7년부터는 아시아로 편입된 호주, 뉴질랜드와 경쟁에서도 밀렸다. 2017년과 2019년, 2021년 대회에선 3개 대회 연속 4위를 기록했다. 올해 성적은 더 처참하다.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4강에도 들지 못하며 ‘5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정선민호. /FIBA 홈페이지
정선민호. /FIBA 홈페이지

한국은 아시아컵 4강 진입에 실패하면서 상위 4개 팀에 돌아가는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 출전 자격을 놓쳤다. 앞서 한국은 1992 바르셀로나, 2012 런던, 2016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최종 예선까지는 출전했다. 2021 도쿄 올림픽에선 본선까지 올랐고, 참가 12개 팀 중 10위를 했다. 올림픽 무대 데뷔였던 1984년 LA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이 올림픽 최종 예선에도 못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아시아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레바논(44위·76-54 승), 필리핀(42위·80-71 승)은 손쉽게 제압했으나 FIBA 랭킹 2위 중국을 상대로는 승부처 집중력 부족으로 81-87로 패했다. 아시아로 편입된 호주(3위), 뉴질랜드(29위)를 상대로는 모두 졌다. 뉴질랜드에 64-66로 졌고, 호주를 상대로는 64-91 대패를 기록했다.

박지수. /FIBA 홈페이지
박지수. /FIBA 홈페이지

현재 한국 여자농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극심한 주전 의존도다. 한국은 ‘박지수 원맨팀’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박지수(25)가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대체 자원이 전혀 없다. 핵심 선수인 강이슬(29), 김단비(33), 박지현(23)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들이 컨디션 난조를 겪을 때면 대표팀 전체의 경기력이 흔들린다. 특히 이에 따라 파생되는 체력 문제는 대표팀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성적에 대한 불안감도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2006 카타르 아시안게임 이후 17년 만의 ‘노메달’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대표팀을 이끄는 정선민(49)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많은 숙제를 안았다. 정 감독은 1일(한국 시각) 필리핀과 5·6위 결정전 직후 인터뷰에서 “감독으로서 결과에 책임을 느낀다. 대회를 통해 한국 여자농구의 문제나 과제를 알게 됐다”며 “이제 한국 여자농구는 아기자기한 예쁜 농구보다 파워풀하고 강한 몸싸움을 하는 농구를 국내리그에서 해야 한다. 아시안 게임을 준비하는 동안 이런 부분에 대해 소통하면서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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