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미일 별도 3자 정상회담 처음…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이후 3개월 만
北도 중·러 각국 대표 초청해 야간 열병식 진행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18일 미국 워싱턴 인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18일 미국 워싱턴 인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올해는 6·25 전쟁 정전 협정 70주년이다. 지난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한국 전쟁은 한반도에서 벌어졌지만, 유엔군과 중공군이 참전하며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를 비롯해 세계적인 냉전 구도의 서막을 알린 전쟁이었다. 근 50년간 지속됐던 냉전 시대는 1991년 소련의 붕괴로 종말을 선언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의 ‘신냉전’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신냉전은 과거의 냉전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미국과 소련 간에 군사 대치가 주를 이뤘으나, 오늘날에는 자유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간의 경제관계까지 엮여 있어 고차원적인 외교전술이 요구된다.

◆ 한반도, 신냉전의 한복판에 서다

남북관계는 강대강 구도로 치닫고 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노딜’ 이후 북미·남북관계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 포기는 절대 없다”고 선언하면서 더 경색됐다. 한반도 주변 국제정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세계는 이미 신냉전 시대로 접어든 모양새다.

이런 경색 국면 속에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가 진짜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윤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 군을 '적'으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 정상회의에서 “북핵 억제를 위한 국제사회 결의가 핵무기 개발 야욕보다 강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도발 수위가 갈수록 극심해진 가운데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정식 출범했다. 이는 4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끌어낸 '워싱턴 선언’ 후속 조치다.

워싱턴 선언은 한반도 주변에 핵잠수함 등 미 전략자산을 상시 수준으로 배치하고, 양국 간 NCG를 설치해 미 핵전력의 운용 계획과 실행 과정에서 한국에 발언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북한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NCG 출범 전인 12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데에 이어 19일에는 NCG 출범과 미국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인 켄터키함의 입항에 대한 반발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22일엔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서해상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 北, 전승절 맞아 중·러 대표 초청해 밀착 행보

윤 정부는 한미일 3각 공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8월 예정된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한일 정상을 만나 워싱턴DC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안보, 경제 등의 대응에서 협력 강화 기조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한미일 3국이 군사협력으로 대응하자, 북한은 중러와 밀착 공조로 맞불을 놨다.

북은 27일 전승절을 맞아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초정했다. 한미일에 맞서는 중러와 국제적 연대를 과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전 협정일 이후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고 대치 수위가 높아지면서 당분간 관계 개선의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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