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석유 수급 불안정으로 국제 유가 상승세…정유주에도 영향
미국 유전 지역에 작업하는 원유 펌프잭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 유전 지역에 작업하는 원유 펌프잭의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발표로 국제 유가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유가 상승 수혜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유가 상승이 가속화되면서, 원유 수요가 공급을 상회해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85%, 2.20% 하락하면서 장을 마감한 가운데, S-Oil은 전 거래일보다 3.13%가 오른 7만 9200원선을 형성했다. 정유주로 분류되는 GS 역시 전일 대비 1.42%가 오른 3만 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S-Oil의 경우, 지난달 7일 6만 3400원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종가 기준으로 1만 5000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에 원유 및 정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KODEX WTI원유선물(H)’은 6월 말 1만 2370원을 형성하던 가격대가 7일 기준 1칸 5000원선까지 올라섰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도 같은 기간 3755원에서 4540원까지 상승했다.

이들 정유주 및 관련 ETF 상승세는 국제 유가의 강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국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선을 넘기며 고공행진 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81.94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의 강세는 최근 석유 수급이 불안정해진 이유가 반영된 탓이다.

지난 3일 사우디는 8월까지 예정돼 있던 100만b/d(일당 배럴) 추가 감산 조치를 9월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더해 추가적으로 상황에 따라 연장 폭을 확대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러시아의 경우 수출 축소 규모를 기존 -50b/d에서 9월부터는 -30b/d로 조정했다.

이에 시장의 시선은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미국은 지난 2018년 이란이 핵합의를 탈퇴하자 자금동결 등의 경제제재를 취한 바 있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란 핵합의가 비공식적으로 타결될 경우 서방의 대이란 경제제재 완화로 글로벌 원유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반면 교착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감시 및 제재 강화로 이란 원유 공급이 재차 위축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유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은 줄어들고 있으나, 경기 부양 효과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황상 유가 상승세는 좀 더 이어질 것 같다”며 “큰 흐름에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고 있으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의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원유시장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사우디는 2019년 아람코 정유 설비가 공격받았을 때와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1년 이후 생산량이 최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러시아 또한 전쟁 이전인 2022년 2월 대비 -69만b/d를 생산하고 있다”며 “8월에도 사우디/러시아의 대규모 자발적 감산이 연장되며 유가는 강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윤 연구원은 “중국은 최근 원유 수입을 크게 늘려 재고가 크게 쌓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수입한 원유를 활용할 목적에 더해 현재 높은 정제마진을 누리기 위해 정제처리량이 늘어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유를 포함해 기계, 조선 등 유가 상승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유가 상승 국면에서 해당 업종 트레이딩이 유효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대준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기업 실적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도 존재한다”며 “정유와 같은 에너지 기업과 유가 상승으로 설비 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기계, 조선 등이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코스피의 각 업종과 유가 상승 간 상관성을 살펴보면 전술한 업종 주가가 유가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였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2차전지 쏠림현상 이후 수급이 분산되는 상황에서 정유를 비롯해 기계, 조선 등 유가 상승 수혜주에 대한 선별적 관심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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