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 기울였던 재계, 잼버리도 부랴부랴 챙겨
외신 중심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불안감 나오기 시작
재계 “잼버리 정상 운영 위해 노력했던 부분들 알려지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7월 12일 개최된 '제46회 제주포럼' 개회사를 발표하며 세계엑스로 로고가 새긴 목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7월 12일 개최된 '제46회 제주포럼' 개회사를 발표하며 세계엑스로 로고가 새긴 목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 대한상공회의소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던 재계가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사태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잼버리와 관련, 연이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부랴부랴 각종 지원까지 나섰음에도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아니냐는 푸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재계는 그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각종 지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6월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및 한-프랑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참석, 부산엑스포 유치의 필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전 세계 곳곳에 대형 광고 게재는 물론, 항공기를 엑스포 문구로 도색하는가 하면 최태원 회장은 부상으로 인한 목발에도 부산엑스포 로고를 새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최 회장은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부산엑스포 탈락 우려는 외신들을 통해 제기되기 시작했다. 특히 가장 많은 대원이 참가한 영국의 경우, 잼버리 운영에 대한 여러 문제점들이 언론에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투표는 1차에서 3분의2 이상 득표해야 하며,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1위와 2위가 다시 맞붙는 결선투표제로 진행한다. 현재 러시아(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오데사)가 탈락하면서, 이탈리아(로마),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한국(부산) 3개국이 경쟁 중이다.

잼버리 사태와 관계없이 이미 우리나라는 선두를 달리는 후보는 아니다. 이에 재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엑스포 유치를 위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7월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회원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당시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은 “2030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리면 약 60조원의 경제적 이익과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G8 국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력한 경쟁 상대가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유치전에 늦게 뛰어든 만큼 전국민적인 응원과 기대가 필요하다”면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국제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기업과 기업인이 원 팀(One Team)으로 국가적 행사 유치를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잼버리가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흐르면서 재계에서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급히 지원에 나섰다.

삼성은 잼버리 대원들의 활동을 위해 의료단과 건강음료 등을 지원하고 신입사원 150명을 현장에 파견하기도 했다. 계열사별로는 삼성전자가 잼버리 대원들을 대상으로 반도체공장 등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삼성물산이 산하 골프장을 통해 전동 카트 11대와 전기차 2대를 현장에 지원했다.

LG는 생수 3만병과 이온음료 2만병에 이어 냉동탑차 6대, 넥쿨러 1만개, 휴대용 선풍기와 보조배터리를, LG유플러스는 잼버리 현장에 무료 충전스테이션을 운영하고 5G 무선 와이파이 라우터, 유선 와이파이를 지원했다. 아울러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이노베이션갤러리 견학 및 자연 생태 체험 프로그램도 기획·운영했다. 현대차 또한 잼버리 대원들을 전주공장으로 초청한데 이어 수도권 연수원 4곳을 대원들의 숙소로 제공했다.

재계에서는 잼버리 사태와 관련, 마무리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한다.

재계 관계자는 “오늘(11일) K-POP 콘서트를 끝으로 (잼버리) 행사가 마무리 되는데, 현재로서는 마지막 매듭을 잘 짓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면서 “그간 기업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듯이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안정적인 마무리를 위해 힘써주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잼버리 사태가 엑스포 유치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예단할 수는 없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여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들이 알려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행사가 일단 마무리 된 후 개선할 점이 있다면 그때 다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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