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우디 리그, 천문학적인 연봉 앞세워 세계적인 스타들 영입
내년 손흥민과 살라, 레반도프스키도 영입 후보
손흥민, 2025년 6월까지 토트넘과 계약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세계 정상급 스타들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 리그(SPL)에 합류한 가운데 아시아 최고의 선수인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의 차기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SPL은 지난해 12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를 시작으로 올여름 카림 벤제마(36·알이티하드), 사디오 마네(31·알나스르), 네이마르(31·알힐랄)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천문학적인 연봉이다. 영국 BBC는 네이마르의 연봉을 1억5000만 유로(약 2188억 원)로 추정했다. 호날두와 벤제마의 연봉은 2억 유로(292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구단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앞세워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영입할 수 있는 배경엔 무함마드 빈살만(38)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청사진이 있다. 비전 2030은 석유 의존 경제 구조에서 탈피해 스포츠, 관광, 레저 등 새로운 미래 경제 발전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중 하나가 사우디를 세계적인 ‘스포츠 메카’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축구뿐 아니라 골프나 자동차 경주, 복싱 등 다양한 세계 스포츠의 중심지로 발전해 석유 이후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야심이다.

알힐랄 네이마르. /알힐랄 트위터
알힐랄 네이마르. /알힐랄 트위터

축구 스타 쇼핑의 주머니는 사우디 국부펀드(PIF)다. 지난 6월 PIF는 리야드와 제다에 연고를 둔 4개의 명문 구단(알나스르·알힐랄·알이티하드·알아흘리)을 인수하면서 국가가 주도하는 리그 발전 계획을 본격화했다. 이후 PIF의 막대한 석유자본을 등에 업은 4개 구단이 거액의 연봉으로 선수들을 유혹했다. 마네, 마르셀로 브로조비치(31), 알렉스 텔레스(31·이상 알나스르), 후벵 네베스(26),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28), 네이마르(이상 알힐랄), 벤제마, 은골로 캉테(32), 파비뉴(31·이상 알이티하드), 후벵 네베스(26), 에두아르 멘디(31), 리야드 마레즈(32), 호베르투 피르미누(32·이상 알아흘리) 등이 SPL에 합류했다.

특히 사우디로 향한 축구 스타들 대부분이 유럽 5대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이고, 한창 전성기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SPL은 국적과 대륙을 가리지 않고 축구 스타들을 긁어모으고 있다. 아시아 출신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2019년부터 알힐랄에서 뛰고 있는 장현수(32)가 있고,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33·알샤바브), 정우영(34·알칼리즈)도 사우디 무대를 누비는 중이다.

알나스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알나스르 트위터
알나스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알나스르 트위터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손흥민도 ‘오일머니’의 유혹을 받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벤 제이콥스 기자는 16일(이하 한국 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유럽 축구 스타급 선수들의 사우디행이 아직 멈추지 않았다고 예고했다. 그는 “사우디 구단들은 내년 여름에도 많은 선수를 영입하려고 할 것이다. 이미 복수의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31·리버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5·바르셀로나)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SPL 이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알이티하드가 손흥민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 알이티하드는 손흥민에게 4년간 매 시즌 연봉 3000만 유로(약 438억 원)씩 총액 1억2000만 유로(약 1489억 원)를 지급하는 계약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손흥민은 사우디행 보도가 있었던 후 진행된 엘살바도르와 A매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곧바로 이적설을 부인했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좋고, EPL에서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기)성용(34·FC서울)이 형이 ‘한국 대표팀 주장은 중국 리그에 가지 않는다’고 얘기한 적이 있지 않으냐”고 했다. ’한국의 주장은 사우디 리그로 이적하지 않는다‘는 말을 에둘러 한 것이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연합뉴스

그는 이어 “제게 돈은 중요하지 않다. 제게는 축구와 축구의 자부심,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PL에서 해야 할 숙제가 많기에 토트넘 홋스퍼에서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손흥민이 향후에 사우디로 새 둥지를 틀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손흥민은 2023-2024시즌 시작에 앞서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됐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도 토트넘과 인연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손흥민은 2025년 6월까지 토트넘과 계약된 상태다. 계약기간이 1년 남게 되는 내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