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조나리 기자] 삼성과 LG가 독일 뮌헨에서 5일부터 10일까지(현지시간)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에 참가해 미래차 혁신을 이끌 첨단 전장 기술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반도체·배터리·OLED 분야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LG전자는 가전에서 쌓은 기술 노하우를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대, 전장시장에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시할 계획이다.

◆ 삼성,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 프로바이더’ 위상 강화

IAA에 처음 참가하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LED에 이르기까지 DS부문 전 영역에서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인다. 이로써 ‘토탈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실물 크기의 자동차 목업과 다양한 비디오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관람객들이 첨단 기술력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현한다. 또한 LPDDR5X, GDDR7, UFS 3.1, AutoSSD 등 차량용 시장에 최적화된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라인업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전시에서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V920’과 사각지대 없는 360도 시야를 확보하는 차량용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 오토 1H1(ISOCELL Auto 1H1)’을 선보인다. ‘엑시노스 오토 V920’은 차량 내 여러 화면에서 고화질의 멀티미디어를 재생하거나 어플리케이션, 게임 등을 부드럽게 구동할 수 있다. 아울러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졸음과 주의산만 등 잠재적인 위험을 감지하고 경고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기술도 준비 중이다.

삼성SDI는 신규 소재 개발을 통해 차종별로 요구되는 주행거리에 최적화된 NMX, LMFP 등 코발트프리 소재가 채용된 배터리를 소개한다. 아울러 공간효율화를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한 배터리 폼팩터도 공개한다. 배터리 셀 상단에 위치한 양극단자와 음극단자를 측면으로 옮겨 상하부에 냉각 시스템을 추가, 열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한 배터리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처음 IAA에 참가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만의 강점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전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기술은 ‘세이프 드라이빙 센터(Safe Driving Center)’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야간에 차량으로 뛰어든 검은 고양이의 모습이 OLED와 LCD 중 어느 디스플레이에서 더 눈에 띄는지 비교하는 테스트를 통해 어떤 디스플레이가 안전 주행에 유리한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백라이트가 항상 켜져 있는 LCD는 어두운 배경 속 검은 색상(저계조) 사물을 표현할 때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자발광인 OLED는 픽셀 자체를 끄는 방식으로 저계조 표현력이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OLED가 차량 내부 인테리어를 얼마나 진화시킬 수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OLED는 차량 인테리어에 맞춰 디스플레이를 구부릴 수 있고, LCD 대비 얇아 디자인 확장성이 높다. 실제로 ‘넥스트 모빌리티 프로젝트’ 공간에서는 다양한 폼팩터의 미래형 OLED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다. 그중 ‘플렉스(Flex) S’가 대표적인데, S자 모양처럼 한 쪽은 안쪽으로, 다른 한 쪽은 바깥쪽으로 접히는 멀티 폴더블 제품이다.

◆ LG, 미래 모빌리티 경험 제시: Alpha-able(알파블)

LG전자는 이번 IAA 2023에서 가전 사업에서 쌓은 고객 경험 노하우를 미래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대해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LG전자는 ‘IAA 모빌리티 2023’ 개막 하루 전인 지난 4일(현지시간) 글로벌 미디어 및 거래선 약 1000명을 초정,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CEO 조주완 사장은 ‘Taking ‘Life’s Good’ on the Road(이동 공간에서 즐기는 라이프스굿)’를 주제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비전 등을 소개했다. 조 사장은 “오랜 기간 가전과 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고객경험을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13년 출범한 LG전자 VS사업본부는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고도화를 통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글로벌 고객 약 3만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고객의 72%가 ‘차에서 보내는 시간을 나만의 시간으로 즐긴다’라고 답했다. LG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Personalized Digital Cave)’으로 재정의했다. 뿐만 아니라 변형(Transformable), 탐험(Explorable), 휴식(Relaxable)으로 구성된 세 가지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를 개발,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의 ‘Alpha-able(알파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LG전자가 이번 IAA에서 선보이는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기술은 모빌리티 기술과 결합돼 차량의 탐험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투명 올레드가 부착된 차량 유리창에 일상 풍경 외 아름다운 경치를 띄우면 전혀 다른 운전 경험을 선사한다. 차량 인테리어를 드림카처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LG TV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구심점 역할을 하는 webOS 플랫폼도 차량에 적용 시 집에서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차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모빌리티 산업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SDV(Software Defined Vehicle)’로 진화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고객 특화 디자인과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앞세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전장사업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인포테인먼트는 탑승자에게 주행 관련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전기차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이파워트레인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제품 커버리지와 고객 확대를 위해 유럽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ZKW가 생산하는 스마트 램프는 차량의 주변 환경과 운전자 상황에 맞는 기능을 알아서 작동한다.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솔루션은 전장사업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강화에 일조하는 사업 중 하나다. LG전자는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핵심기술을 보유한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인수했다. 이로써 차량과 차량 외적인 영역을 아우르는 최적의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고 그룹 내 배터리 사업과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2018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GS칼텍스가 오픈한 미래형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기존 충전기의 약점을 보완하고 고객 니즈를 반영한 충전기 4종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LED 상태 표시 △터치 디스플레이 적용 △안정성(방수/방진/충전 보호기능 등) △관리 효율성(커넥터 체결 감지/원격 업데이트 등) 등을 높였다.

조 사장은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분야에서 제조, 품질관리 및 A/S, 공급망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고객 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여정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조나리 기자 hansjo@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