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월 개인사업자 연체율 0.50%…8년 8개월 만에 최고치
금융기관 자영업자 대출 잔액 사상 최대…대출 금리도 오름세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경기침체 그리고 고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의 부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경기침체 그리고 고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의 부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수출 부진과 경기침체에 이은 고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의 부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출 잔액을 비롯해 연체액, 연체율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망까지 부정적이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자영업자 대출 부실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소상공인을 비롯한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50%로 지난달 말에 비해 0.5%p가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 말(0.20%)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며, 지난 2014년 12월 말(0.50%)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개인사업자의 대출 건수와 대출 잔액도 모두 증가하고 있다. 2019년 말 252만 1000건이었던 대출 건수는 △2020년 말 353만건 △2021년 말 404만 8000건으로 늘었으며 2022년 말에는 454만 7000건으로 급증하더니 올해 9월 말에는 453만 7000건으로 지난해 1년 건수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대출 잔액 역시 △2020년 말 386조 1000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말 423조원 △2022년 말 442조 7000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올해 9월 말에는 449조 7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금융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43조 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1014조 2000억원)부터 4분기 연속(2022년 4분기 1019.8조원, 2023년 1분기 1033.7조원)으로 모두 1000조원을 넘고 있다. 이는 올해 1분기의 1033.7조원와 비교하면 3개월 만에 9조 5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1분기(1.00%)보다 0.15%p가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3분기(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문제는 대출 잔액 급증과 맞물려 금리 역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사업자의 대출 평균 금리는 △2020년 2.70% △2021년 2.94% △2022년 4.96% △2023년 9월 말에는 5.21%까지 높아졌다. 9월 말 기준, 소상공인 등의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은행은 토스뱅크로 7.79%다.  

전망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 기대에도 불구, 대내외 불확실성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2024년 금융산업은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누증된 가계부채와 코로나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등은 유의해야 할 변수로 지목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중소기업과 가계여신, 비은행업권 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자영업자 대출 부실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역시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추가 연체율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 힘 의원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연체율도 높아지게 되며 이는 개인사업자와 나아가 가계 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금융시장에서 결정되는 금리라고 하지만 소상공인 등의 개인사업자에 대한 평균 금리가 이미 7%대까지 진입한 현 시점에서 정부의 개입을 우려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기에 금융당국은 남은 4분기 내 대출 이자 인하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지적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도 고금리인데 미국의 국채폭락, 계속되는 물가폭등 등, 대내외적으로 금리인상 요인이 수두룩하다”면서 “금리가 0.25%p 올라가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만 무려 1조 8000억 증가한다”면서 "‘자영업자 대란은 없다’는 추경호 부총리는 무사안일 걱정도 안하고 있는데 향후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역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서민의 민생 안정을 위해 정부가 더 많이 신경쓰고 대책 등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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