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현 GS칼텍스 감독. /KOVO 제공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KOVO 제공

[장충=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최근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에서 나온 ‘서브 이중 동작’이 여자부 감독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됐다.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차상현(49) GS칼텍스 감독은 앞서 26일 남자부 한국전력-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나온 서브 이중 동작과 관련해 속내를 털어놨다.

서브 이중 동작은 지난 8월 한국배구연맹(KOVO)컵 프로배구대회에 출전한 일본 초청팀 파나소닉 팬더스가 처음 선보인 작전이다. 배구 규칙에 의하면 서브를 하는 순간 공을 받는 팀 선수들은 정해진 자리에 위치해야 한다. 해당 자리를 벗어날 시 ‘포지션 폴트’로 1점을 내주게 되는데 서브 이중 동작은 서버가 멈칫하는 동작으로 상대 포지션 폴트를 유도하는 방식이라 논란이 됐다. 서브 후 미리 자리를 이동하려는 선수들의 습관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셈이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 경기에선 이러한 동작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한국전력이 2세트에서 서브 이중 동작으로 점수를 올리자 현대캐피탈이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현대캐피탈 또한 이후 3세트에서 같은 방식으로 점수를 올렸다.

관련 질문을 받은 차상현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렇게 지도해선 안될 것 같다. 비신사적인 행위인 것 같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여자부 감독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강조했다. 차상현 감독은 “여자부 감독들이 모인 카카오톡 채팅방이 있는데 그런 시도를 하지 말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배구가) 변질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보기 좋지 않은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정정당당하게 하는 게 맞다. 여자부 감독님들은 절대적으로 맞는 얘기라고 장문의 글 등으로 말씀해주셨다. 우리끼리는 그러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힘주었다.

차상현 감독에 따르면 적장으로 나선 마르첼로 아본단자(53) 흥국생명 감독도 같은 의견이었다. 차상현 감독은 “자리를 찾지 못했을 경우 그걸 보고 빨리 공을 때린다고 하면 상대의 실수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남자부 사례의 경우 너무 의도적이었다”고 꼬집었다.

차상현 감독과 아본단자 감독의 다짐처럼 이날 경기에선 남자부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았다.

흥국생명의 옐레나와 김연경(오른쪽). /KOVO 제공
흥국생명의 옐레나와 김연경(오른쪽). /KOVO 제공

경기에선 원정팀 흥국생명이 홈팀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0(25-22 26-24 25-23)으로 물리쳤다. 김연경(18점)과 옐레나(19점)는 37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4승 1패 승점 12가 되면서 리그 선두로 도약했다.

반면 GS칼텍스는 홈 만원 관중 앞에서 4연승 달성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젤 실바(22)가 19점, 강소휘(26)가 14점으로 활약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GS칼텍스는 3승 1패 승점 8에 머물렀다. 승부도 승부였지만 경기 내적인 논란에 대한 배구인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한 판이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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