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폭행 논란 공방을 벌인 전 야구 선수 임혜동(27) 씨가 김하성에게 받은 돈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11일 디스패치는 임 씨가 김하성을 비롯한 지인들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 내용을 보면 임씨와 김하성은 평소에 친분이 두터운 형·동생 사이로 추측된다. 임 씨는 “함께 아메리칸드림을 이루자”며 김하성에게 미국행에 대한 강한 의사를 자주 어필했다.

김하성은 2020년 7월 “야구를 포기하지 말라”며 임 씨의 입단 테스트를 주선해 줬다. 또 술을 마신 임 씨에게 택시비를 입금해 주기도 하는 등 후배인 임 씨를 평소 신경 썼다.

김하성의 미국 진출 당시 임 씨가 김하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회사에 입사해 김하성의 로드 매니저로 일했다고 알려졌으나, 임 씨는 회사의 정식 직원이 아니었다. 임 씨는 김하성이 자비로 고용한 개인 매니저였다. 그는 정산금 일부에서 임 씨의 월급을 지급했으며, 임 씨의 식비도 지불했다.

50여 일 뒤, 미국에서 귀국한 임 씨가 집안 사정으로 더 이상 매니저 일을 할 수 없다고 알릴 때도 김하성은 “괜찮다. 아버님 잘 챙겨라. 걱정하지 말라”라며 임 씨를 위로했다.

그러나 지난달 김하성 측은 임 씨를 공갈·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2년 전 술집에서 있었던 실랑이를 빌미로 임 씨가 지속해서 금전을 요구한다는 이유였다. 이에 임 씨는 자신은 돈을 요구한 적 없고 김하성이 평소 일방적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두 사람의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최근 임 씨는 “김하성이 제대로 된 방이나 침대를 주지 않아 미국에서 2개월 동안 소파에서 잤다.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고 폭로했다. 김하성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디스패치를 통해 해명했다.

당시 김하성 일행 4명은 좋은 방을 잡기 어려워 작은 방을 얻었다. 따라서 경기에 나가는 선수인 김하성을 제외하고 두 사람이 함께 침대를 쓰거나 거실에 있는 소파에서 잤다고 김하성 측은 설명했다. 덧붙여 임 씨가 잤다는 소파는 침대로도 쓰는 소파베드였다고 한다. 또 임 씨는 김하성이 운동하는 동안 차에서 눕거나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등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난 2021년 2월 코로나로 인해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됐으나,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김하성과 임 씨를 포함 총 5명 이상이 함께 술을 마셨다. 이 술자리에서 일어난 말다툼이 두 사람 사이의 몸싸움이 됐고, 이후 임 씨가 김하성에게 폭행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김하성 과거 소속 관계자에 따르면 임 씨는 “나는 어차피 잃을 게 없다, 김하성 미국에서 야구 못하게 할 거다”라며 “김하성은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몇백억을 벌 사람인데, 나는 10억 정도는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소속사를 협박했다. 관계자는 임 씨가 당시 김하성이 아직 군인 신분이었던 점을 이용해, 김하성을 병무청에 신고하고 언론에 알려 병역 특례를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당시 현장에서 임 씨와 김하성이 화해했다는 야구 선수 A씨의 인터뷰 / SBS 뉴스 캡처
당시 현장에서 임 씨와 김하성이 화해했다는 야구 선수 A씨의 인터뷰 / SBS 뉴스 캡처

당시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프로야구 선수 A씨는 SBS 인터뷰를 통해 일방적 폭행이라는 임 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두 사람이) 서로 엄청 친한 사이여서 주먹다짐은 못했다. 넘어뜨리려고 하는 그런 다툼이었다”며 “일방적 폭행이 있거나 그런 거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또 A씨는 현장에서 임 씨가 김하성에게 사과하며 화해했고, 일행은 술자리 후 함께 사우나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하성 측은 이에 대해 “일방적인 폭행은 사실이 아니지만, 방역법 위반은 사실이었다”며 “그때는 (언론에) 알려지는 게 무서웠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임 씨는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던 김하성에게 2021년, 2022년 각각 2억씩, 총 4억원을 합의금으로 받았다. 이후 임 씨는 지인 야구 선수 B씨에게 “카지노에서 1000(만원) 날렸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고 소셜미디어(SNS)에 부를 과시했다. B씨는 “차도 바꾸고, 카지노도 가고, 명품백도 사더라”면서 “정말 돈을 받긴 받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하성은 11일 임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김하성 측 관계자는 지난 7일 임 씨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출연해 주장한 발언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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