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태원 SK그룹 회장 “한국과 일본, EU같은 협력체로 발전해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본 내 협력사 네트워킹 강화 나서
경쟁자인 중국 견제 위한 행보... 한미일 강화만으로 부족 지적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글로벌 분열 위기 타개를 위한 방안으로 한일 경제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 한스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글로벌 분열 위기 타개를 위한 방안으로 한일 경제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 한스경제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윤석열 정부의 한일관계 기조에 발맞춰 재계도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전경련(현 한경협)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일정에 맞춰 개최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해 일본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특히 최근에도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글로벌 분열 위기 타개를 위한 방안으로 한일 경제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일(현지시간) 최태원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 참석해 “한국과 일본이 EU와 같은 단일 시장 형태의 경제협력체로 발전한다면 동북아 평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한일 관계의 새 시대, 그리고 한미일 3자협력’을 주제로 열린 첫 세션에서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문제와 인구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과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지금의 경제적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EU와 같은 경제협력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전세계에서 수입하는 LNG 비중이 30%가 넘을 만큼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은 LNG 및 석유 수출국을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해 관광업, 스타트업 플랫폼에서도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회장도 최근 일본의 소부장 협력사 네트워킹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9~10일 삼성은 용인 삼성세미콘스포렉스에서 ‘삼성-스미토모화학 교류회 2023’을 개최했다. 스미토모화학은 삼성전자에 OLED 스마트폰용 편광필름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과거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스미토모화학은 2011년에 삼성전자화 함께 ‘SSLM(Samsung Sumitomo LED Materials)’를 설립하기도 했다.

특히 스미토모화학 도쿠라 마스카즈 회장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장으로, 이재용 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올 3월에는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여해 한일 기업 신뢰 구축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22일에도 서울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삼성의 일본 내 협력사 모임인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 정례 교류회를 주재했다. 이 회장은 환영사에서 “삼성이 오늘날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일본 부품·소재업계와의 협력이 큰 힘이 됐다”면서 “미래에도 LJF 회원사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일 또는 한미일 경제공조만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특히 세계박람회 부산 개최 무산과 관련, 미국와 일본 등 강대국 위주의 외교행보가 참패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최근 유럽과 중국의 경제무역 협력도 많은 분야에서 긍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 중국의 소비시장과 중국의 투자를 얻었고, 중국은 유럽의 첨단 기술을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p씩 상향 조정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강력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어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올해 중국의 세계 경제성장 기여도를 3분의 1 정도로 전망, 유럽의 경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봤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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