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일 상호 수출규제의 종식 후 첫 한일 재계회의
류진 회장, 글로벌 기술패권 시대 한일 첨단산업 협력 제안
양국간 스타트업 협력 사업 본격화…상반기 중 포럼 개최 합의
기후위기·저출산‧고령화 해결 위한 협력방안도 논의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1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30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한경협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1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30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한경협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한국과 일본의 대표 경제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단련)가 양국의 스타트업 육성을 강화하는 데 나서기로 합의했다. 또한 한·미·일 정부간 협력 기조에 발맞춰 3국 경제협력체를 신설하고, 한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류진 한경협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한·미·일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공급망과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경협은 이번 경단련과의 만남으로 한일 경제협력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11일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일 상호 수출규제의 종식 후 처음 갖는 한일재계회의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재지정하면서 2019년 이후 지속돼 온 한일 수출규제가 해소됐다.

한경협-경단련, 한일 간 스타트업 협력 본격 시동

이날 회의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한 한국 측 경제인 15명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등 일본 측 경제인 14명이 참석했다. 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일 양국이 AI(인공지능), 바이오 등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차세대 기술 분야의 협력을 제안했다.

류 회장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은 양국 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로, 인적교류가 상호 수출규제 이전인 2018년 수준(1000만명)을 넘어 1500만명 이상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도 “오랜 기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긴밀한 교류를 이어온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필수불가결한 파트너”라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양국이 자유롭고 열린 국제경제질서 재구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이 11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30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한경협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이 11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30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한경협

이번 회의는 △한일 경제정세와 전망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협력 추진 등 2개 세션이 진행됐다. 이 중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협력 추진’ 세션에선 △산업협력 추진 △사회문제 해결 △국제적 틀에서의 협력 등 3개 분야에 대한 양국의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

우선 양국은 ‘산업협력 추진’과 관련해 스타트업 육성과 관광, 핵심광물 등 분야에서 협력 과제를 제안했다. 특히 스타트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신(新) 경제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한경협과 경단련은 올 상반기 중 일본 도쿄에서 ‘한‧일 스타트업 협력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포럼에서는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스타트업의 사업설명과 일본 대기업과의 비즈니스 상담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엔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제31회 한일재계회의와 연계해 한일 양국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사업협력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 기후위기·저출산‧고령화 해결 위한 협력 과제 논의

‘사회문제 해결’ 파트에서는 탄소중립 실현 방안과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 양국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현안에 대한 위한 논의가 있었다. 탄소중립 해결을 위한 한일 기업 간 신재생에너지 연구 추진은 물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외국 인력 유치와 같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국제적 틀에서의 협력’ 분야에선 한일 양자 협력을 넘어 다자협력체 안에서 국제경제 질서 구축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 경제협력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한경협과 경단련은 앞으로 있을 한‧미‧일 정상회의와 연계해 3국 경제계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개최도 검토할 계획이다. 더불어 한일 경제계는 한국의 CPTPP 가입 추진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 이를 한일재계회의 공동성명서에 명시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앞줄 왼쪽 여덟번째),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아홉번째)을 비롯한 양국 경제인들이 11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30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경협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앞줄 왼쪽 여덟번째),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아홉번째)을 비롯한 양국 경제인들이 11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30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경협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한일재계회의 출범 이래 한일 양측 경제계가 협력해 한국의 CPTPP 가입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공동성명서에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작년부터 이어온 한일 관계 호전에 따른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공동성명서에는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협력 등 에너지협력 △스타트업 활성화 △산업계 인재육성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상 논의 등이 담겼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국 측 경제인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 △류두형 한화오션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봉만 한국경제인협회 상무 등이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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