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저는 오늘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9개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신(新)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되어 송구한 마음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께서 만류하셨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 反求諸己: 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고사성어)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거센 거취 압박에 내몰린 김 대표는 이틀째 공식 일정 없이 잠행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정책 의원총회도 취소했다. 김 대표가 거취 문제로 고심하며 장고에 들어간 것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됐다.

당내에서 김 대표를 향해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분출하는 상황에서 내홍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 대표는 전날 구자근 당 대표 비서실장을 비롯한 일부 측근들과 접촉하며 거취 문제에 대한 여러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취 문제를 놓고 잠행 중인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하며 현재의 당 상황과 서로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이다. 더 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더 모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도 이제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호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