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CLIA, 크루즈산업 매년 6~8% 성장…2028년까지 74만6천침상 확보
윤효진 코스타크루즈 차장 "한국, 동북아 기항지와 모항으로서 입지 확보 못해"
로얄 캐리비안(Royal Caribbean)의 크루즈선 'Icon of The Seas'호 /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 제공
로얄 캐리비안(Royal Caribbean)의 크루즈선 'Icon of The Seas'호 /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AP몰러-머스크(Maersk)의 그린메탄올 추진선 25척 중 19척이 국내 조선소에 수주될 만큼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 있어 명실공히 세계 1인자이다. 그러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크루즈선 분야에선 국적선사도 보유하지 못할 정도로 한국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 해운·조선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크루즈선’을 제시했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가 발표한 ‘2023년 크루즈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크루즈산업은 매년 6-8%의 빠른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크루즈 여행객 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966만명보다 106% 증가한 3150만명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설문조사 결과, 크루즈 관광객 평균 연령이 46.5세로 점차 젊어지며 신규 연령층의 유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크루즈 업계는 2028년까지 74만6000침상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선박을 발주하는 등 향후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크루즈 선박 총 60척이 신규 발주됐으며, 총 발주금액은 406억달러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들은 크루즈 건조시장의 대표 3개사인 이탈리아 핀칸티에리(Fincantieri)가 44.7%인 181억7500만달러, 프랑스 아틀랑티크(Chantiers de l'Atlantique)가 19.9%인 81억달러, 독일 마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가 12.9%인 52억5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올해 6월 기준 신규 주문된 크루즈 60척의 평균 수주 단가는 6억7700만원으로, 카타르 1차 발주 LNG선 평균 단가가 약 2억1500만달러인데 비해 약 3.14배 높았다.

이에 20일 열린 ‘2023 오션테크포럼’에서 한국크루즈포럼 심상진 박사는 “크루즈 건조는 Post LNG선에 대비해 한국의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참여해볼 가치가 분명하다”며 “그러나 국내 조선소는 크루즈선의 건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기술 축적, 내장재의 국산화 생태계 기반이 완비돼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최초 국산 크루즈선  ‘Adora Magic City’호 / Adora Cruises 제공
중국의 최초 국산 크루즈선  ‘Adora Magic City’호 / Adora Cruises 제공

◆중국·일본 크루즈 국적선사 보유, 한국은 없어...“정부 정책적 지원이 필수”

코로나 팬데믹을 거쳐오며 크루즈 국적선사가 있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국적선사가 없는 한국의 크루즈선 산업은 ‘일시중지’ 상태였다.

중국 크루즈 시장은 중국 정부의 세금 혜택, 간소화된 통관 절차, 새로운 크루즈 터미널 및 인프라 개발 등 정책지원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이다. 

중국의 크루즈 국적선사로는 미국 카니발(Carnival) 크루즈와 합작한 ‘Adora Cruise’와 미국 바이킹(Viking Cruise)가 합작한 ‘CM Viking Cruise’이 있다. 특히 핀칸티에리와 기술제휴를 통해 올해 6월 중국 최초로 크루즈선 ‘Adora Magic City’호를 자체 진수하는 등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일본정부는 올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1270억엔(약 1억1578만원)을 투자해 △크루즈선 건조 △항만 시설 개선 및 확충 △관광지 인프라 개발 및 확충 등에 투자하고 있다.한편 일본은 NYK크루즈, 미츠이객선(MOL) 등의 크루즈 국적선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1월 열린 한국국제크루즈포럼 세미나에서 발표한 윤효진 코스타크루즈 한국지사 차장에 따르면, 올해 국내는 한국 모항지 출발 8항차와 leg크루즈 3항차 총 11항차에 1만6215명을 유치했다. 이에 윤효진 차장은 "일본이 기항지로 73항차, 대만이 모항지로 27항차를 유치한 것과 비교하면 동북아에서 한국은 기항지와 모항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심상진 박사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핀칸티에리와 카니발의 기술적 조력에도 ‘Built in China Crusie’가 탄생하기까지 17년이 걸렸다”며 “국내 크루즈선 건조에 대한 현재 능력과 주변 생태계에 대한 냉철한 점검과 함께 정부의 지속가능한 정책적 지원은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심 박사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올해 예산 6조4333억원 중 '크루즈산업 활성화 지원 분야 예산'은 0.1%에도 못미치는 8억4000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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