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네덜란드, ASML 수출 면허 일부 취소해
中 "공동 이익 보호하고 차별없는 환경 보장하라"
네덜란드 반도체 생산장비업체 ASML 로고 ./ 연합뉴스 
네덜란드 반도체 생산장비업체 ASML 로고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의 일부 중국 수출 품목에 제동을 걸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AI) 개발과 첨단 반도체 생산을 제한하기 위해 동맹국에게도 수출 규제 압력을 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ASML은 전날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일부 칩 제조 장비의 중국 선적을 제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ASML은 성명을 통해 “네덜란드 정부가 2023년 NXT:2050i 및 NXT:2100i 노광장비 수출 면허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며 “이는 중국의 소수 고객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밝혔다.

ASML는 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는 노광장비를 만드는 기업으로,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ASML은 “미국 정부와 수출 통제 규정 범위와 영향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이번 수출 허가 취소나 미국 수출 통제 제한이 자사의 2023년 재무 전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는 그동안 반도체 관련 중국 수출을 제한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시달려왔다.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해 미국산 부품을 포함할 경우, ASML의 일부 장비 수출을 미국이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 개입에 대해 “패권주의적인 괴롭힘”이라고 비난하며 대응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러한 조치가 “글로벌 반도체 환경을 훼손할 것이다”며 “이는 미국에게 역효과를 낳을 뿐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네덜란드를 향해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양국 기업의 공동 이익을 보호하고 차별 없는 비즈니스 환경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ASML은 1984년 네덜란드의 벨트호벤(Velp)에서 설립된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로 극자외선(EUV) 노광(photolithography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ASML의 광학장비는 실린콘에 빛을 쏴 패턴을 인쇄하는 기기로 고품질 반도체 대량 생산에 필수적이다. 국내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가 12월 네덜란드를 방문, ASML과 1조원을 투자해 국내에 R&D 센터 설립하는 MOU를 체결한 바 있다.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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