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미국·EU 수출 역대 최대…올해는 소폭 증가 전망
철강산업 보호와 주진 중인 GSSA…수출 하방 압박 요인
올해 우리나라 수출 향방은 미국과 EU(유럽연합) 시장에 좌우될 전망이다. / 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 수출 향방은 미국과 EU(유럽연합) 시장에 좌우될 전망이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올해 우리나라 수출의 향방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시장에 좌우될 전망이다. 미국과 EU의 수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어 한동안 우리나라 수출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EU의 수출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국 수출은 2022년 1097억달러에서 지난해 1157억달러를 기록하며 5.4%가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시장은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아세안을 제치고 2위 수출시장으로 올라섰다. 이에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수출 비중 차이도 2003년 이후 최소 수준인 1.4%p로 좁혀졌다.

EU 수출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그리고 있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을 좌우할 핵심 시장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EU 수출은 자동차 호조세와 현지 진출 공장 부품조달, 설비투자에 따른 차부품·기계류 수요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인 683억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35.4%)·자동차부품(+3.5%)·바이오헬스(+3.5%)·반도체(+3.4%) 등이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그동안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의 위상은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은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수입 감소의 영향으로 -19.9%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미국을 비롯한 북미 수출은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와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에서도 제조업 활성화,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 연합뉴스
올해 미국을 비롯한 북미 수출은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와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에서도 제조업 활성화,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 연합뉴스

◆ 미국 수출, 제조업 활성화로 소폭 증가 전망

올해 미국 수출은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와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제조업 활성화, 인프라 투자 확대로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올해 미국 시장은 중심 공급망 구축으로 제조업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산업은 반도체와 자동차부품이 꼽힌다.

KOTRA는 “스마트폰, PC, 서버 부문의 성장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ICT 산업 회복이 기대되고 단가 상승으로 수출 증가가 전망되는 상황이다”며 “자동차부품 또한 북미 공장 생산 증가에 따라 부품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무선통신기기, 인공지능(AI)도 제조업 외국인직접투자로 인해 수출이 늘어날 수 있는 산업이다. KOTRA는 무선통신기기는 글로벌 수요 침체에도 불구, 5G 통신망 확대에 따라 관련 통신장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AI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북미 양국 정부는 지원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KOTRA는 “다만 내년 11월 진행되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선출이 유력시 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시나리오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EU 수출 또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KOTRA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EU 수출은 고금리 장기화와 각종 규제 확대 속 역내 물가안정으로 인한 소비회복, 투자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 연합뉴스
올해 EU 수출 또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KOTRA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EU 수출은 고금리 장기화와 각종 규제 확대 속 역내 물가안정으로 인한 소비회복, 투자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 연합뉴스

◆ EU 수출, 소비회복‧투자확대에 소폭 증가

올해 EU 수출 또한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KOTRA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EU 수출은 고금리 장기화와 각종 규제 확대 속 역내 물가안정으로 인한 소비회복, 투자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EU는 자국우선주의 강화에 따라 산업별 각종 통상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역외보조금 규정 등의 환경과 공정경쟁 이슈가 통상 규제와 연계 입법화돼 외국 기업에게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EU 수출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은 배터리‧의료기기‧방산이 꼽힌다. 우선 배터리는 지난해 8월 EU 배터리법이 입법되며, 폐배터리 산업의 성장이 예상된다. EU에서는 2030년부터 생산 배터리에 일정 비율 이상의 재활용 원료 사용이 의무화돼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과 방산 산업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EU는 동유럽을 중심으로 한 의료 인프라 현대화 프로젝트 추진을 가속화 하고 있다. 특히 국공립병원 현대화 프로젝트 추진으로 의료기기 시장 수요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EU는 러-우 사태 장기화에 따른 안보의식이 강화돼 무기 수요가 지속되면서 무기 수입액은 2022년 49.6%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누적 기준으로 77.4%가 증가했다. 이 같은 경쟁적 군비 확충 움직임에 따라 각국 정부는 국방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군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도 방산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EU가 미국과 함께 올해 1월 타결을 목표로 각국의 철강산업 보호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제3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 및 알루미늄 협정(GSSA)을 추진 중인 점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KOTRA는 “현재 EU는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문제 삼으며 이례적으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 직권조사를 개시해 이를 철강제품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시사해 국내 수출 기업들이 이런 부분도 준비하고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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