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역마진 구조에 대규모 적자 누적...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2050 탄소중립 위해 '친환경 발전원 전환' 추진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한국전력이 재무위기 극복을 위해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고강도 재무개선과 내부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전과 신사업 중심 사업구조의 다각화, 전기요금 외 매출구조 다변화 등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8일 <한스경제>가 한전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누적 적자 47조원, 총부채가 200억원을 넘어선 한전은 재무위기 극복을 ESG 경영 중심에 뒀다. 필수사업 중심의 자원 배분과 지출구조 혁신으로 예산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원가주의에 기반한 합리적 전기요금 조정체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고서 형식을 보면, △이중 중대성 평가 △제3자 검증의견서 △온실가스 검증의견서 등이 포함됐다. 국제 표준 공시는 GRI와 SASB, SDGs, TCFD 등 4가지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현재 보고서 공시 표준의 경우 내용이 구체화되면서 최근 세계 ESG 시장 내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 입안을 위한 연구센터)·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결의대회에서 김동철 사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한국전력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결의대회에서 김동철 사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한국전력

◆ "하루 이자만 90억원"...재무적 리스크 해소 관건

김동철 한전 사장은 올해 한전의 연간 이자는 약 3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루 90억원가량이 이자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한전 재무위기는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21년 5조8000억원, 2022년 32조6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기요금을 약 40% 올렸지만, 한전의 역마진 구조 때문에 대규모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업계 따르면 지난해 적자는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총선 전까지 공공요금 동결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전례 없는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한전은 사전에 식별 및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사 통합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그중 적자 구조를 개선을 위해 원가연계형 요금제 도입이나 원가 상승요인 반영을 위한 단계적 전기요금 조정을 위해 시장 가격 관련해 대응하는 전담부서를 뒀다. 

그외에도 지난 2020년부터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2022년부터 노동이사제를 도입했다. 경영 투명성 및 공익성 증진, 민주적 이사회 운영을 촉진하기 위해 노동자가 이사회에 참석,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UAE 바라카원전 1-4호기 전경./한국전력
UAE 바라카원전 1-4호기 전경./한국전력

◆ '친환경 발전원의 전환' 추진...UAE 바카라 원전 4호기 올해 가동

한전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기본 토대로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친환경 발전원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지난 2022년 그룹사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은 5.5GW(기가와트)다. 이를 2034년까지 50GW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60GW 규모인 '전북서남권 해상풍력 실증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밖에 △제주 한림 해상풍력사업(100MW)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사업(1.2GW) △전남 신안지역 해상풍력사업(1.5GW) 등 총 2.8GW 규모를 추진 중이다.

해외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영국 등과 협력으로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그리드, 수소·암모니아 등의 사업으로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UAE 바카라 원전 사업이 있다. 지난해 3호기까지 상업운전을 개시했고, 4호기는 지난해 11월 연료장전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운영단계에 진입했다. 시운전 공정을 거쳐 올해 가동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연간 2240만톤 이상의 탄소배출량 저감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대기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전설비에 배연탈황설비, 전기집진기, 탈질설비 등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구축했다. 특히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시행해 지난 2022년에는 9000톤가량을 배출, 2016년 대비 75%가량을 저감에 성공했다. 올해는 2016년 대비 78%(발전 부문) 감출할 계획이다. 

한전을 비롯해 전력그룹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점차 감소해, 지난 2022년에는 2020년 대비 5.5%가량 줄어들었다. 한전의 경우 2020년 대비 6.9%가량 감축했다. 다만 스코프1(직접배출)과 스코프3(간접배출) 감축은 성공한 반면 스코프2(외부배출)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축 가속화를 위해 육불화황(SF6) 분해 및 무해화 시스템을 준공했다. 육불화황은 이산화탄소(CO2)의 2만3900배에 달하는 대표적 온실가스다. 한전은 연간 60톤의 육불화황 처리가 가능한 실증설비를 구축해 처리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전력의 전력설비 내
보유하고 있는 SF6 6000톤을 분해할 경우, 1억4000만톤의 온실가스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및 전력그룹사 신재생에너지 확대 로드맵. / 한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한국전력 및 전력그룹사 신재생에너지 확대 로드맵. / 한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임직원에겐 '일·가정 양립 가능하게', 공급망에는 'ESG 평가 및 사후 관리'

사회 부분에서는 △임직원의 행복과 성장 △인권경영 △공급망 관리 △협력사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을 통해 성장을 위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임직원들의 '일과 가정 양립 가능한 문화' 구축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육아휴직으로 인한 승진 불이익을 방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은 348명으로, 직전년도 대비 39%가량 급증했다. 그외에도 △연차 휴가 사용(2.4%) △탄력근무제 사용(14%) △시간선택제 사용(15%) 등이 늘어났다. 

이러한 근무환경 및 조직문화 개선 활동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1년부터 12년 연속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을 유지했다. 

아울러 전력산업 가치사슬 전반의 ESG 경영 확산과 탄소중립 이행 기반 마련을 위해 다양한 ESG 우수기업 육성 정책 및 ESG 역량강화 지원 제도를 운영, 공급자 ESG 평가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한전은 평가에서 끝내지 않고 사후 관리까지 맡고 있다. 평가 결과에서 리스크가 높은 공급업체는 현장점검을 실시, 시정조치 계획 수립 및 이행을 요구하는 등 주기적으로 사후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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