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래 성장동력 TPD·RPT·CGT…플랫폼 확보해 시장 선점
세노바메이트, 캐시카우 성장…블록버스터 약물로 육성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SK바이오팜 제공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SK바이오팜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혁신신약 개발 플랫폼 확보와 공격적인 M&A(인수합병)을 추진해 ‘빅 바이오텍’으로 도약할 것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 중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 계획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이 사장은 JPMHC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 발표자로 나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사업 성과와 중장기 비전, 세부 전략을 공유했다.

이 사장은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혁신 신약을 직접 판매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을 곧 입증하고 국내 신약 개발 기업 생태계의 구심점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지속적인 성장과 SK그룹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신규 모달리티(Modality) 기술 플랫폼과 항암으로 영역을 확장해 ‘빅 바이오텍(대형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흑자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또 표적단백질분해(TPD, Targeted Protein Degradation)와 방사성의약품(RPT, Radiopharmaceutical Therapy) 등 혁신신약 개발 플랫폼을 개발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50위권에 진입하려면,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공격적으로 M&A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증가한 수익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을 사들여야 한다”면서 “SK바이오팜도 오는 2025년부터 3년 간 공격적인 M&A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3대 영역 기술 플랫폼 TPD·RPT·CGT 분야 선점

SK바이오팜은 최근 글로벌 수준의 TPD 기술을 보유한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인수하고, 분자 접착제(MG, Molecular glue) 발굴 혁신 플랫폼인 ‘MOPED™’를 통해 기존에 치료제가 없던 표적에 작용할 수 있는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계열 내 최고 약물) 및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최초 약물) 분해제를 발굴 및 개발 중이다.

TPD는 체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이용해 질병 원인이 되는 표적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기술이다. 국내외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단백질 생성이나 기능만 줄이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와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라고 보고 이 분야 기술 확보와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MG는 기존 단백질 분해 기술인 PROTAC 대비 분자량이 작은 물질로 표적단백질 분해가 가능해 개선된 약물성 확보를 기반으로 개발 가속화 및 적용 질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는 차세대 역이다. 

MOPED™는 오작동하는 단백질을 파괴하고 암세포를 죽이거나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분자 접착제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기존의 TPD 기술 대비 더 넓은 범위의 단백질 표적 및 단백질 분해에 관여하는 E3 리가아제(ligase)까지 접근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는 또 항암 타겟인 ‘IKZF2’에 대한 선택적 분자 접착제의 전임상과 퍼스트 인 클래스 표적항암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P300 선택적 분자 접착제 등을 포함한 7개의 항암 관련 파이프라인도 개발 중이다.

RPT 분야에서는 국내외 핵심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및 RPT 핵심 재료 제조 및 공급을 모두 포괄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이 투자한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 등과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RI(방사성동위원소) 공급을 확보하고 한국원자력의학원과 RPT 연구협력 파트너십, SK바이오팜의 R&D(연구개발) 노하우를 더해 아시아의 RPT 치료제 리더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CGT(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SK팜테코와 시너지를 도모한다. SK팜테코는 SK바이오팜과 함께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이다. 이 회사는 특히 CGT 분야 의약품 CMO(위탁생산) 사업에 진입, 미국과 유럽에 통합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강점이 있다.

신약 세노바메이트, 가파른 성장세…2029년 10억달러 목표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견고한 매출 성장세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지속적인 비즈니스 확장으로 올해 이후 안정적인 흑자 구조에 정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는 오는 2029년 매출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시장에서 엑스코프리로 판매되며 신규 환자 처방수(NBRx) 1위(43%) 뇌전증 치료제로 등극했다. 

총처방수(TRx)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출시 37~42개월차 처방수는 13만 7526건으로 이는 경쟁 약물 37~42개월 대비 1.67배 수준이다.

또한 직판 체계를 갖춘 미국 외 글로벌 100여개국 시장에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진출에 성공하며 전 세계 뇌전증 시장에서 혁신적인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세노바메이트의 ‘전신발작’ 적응증 확장과 아시아 3개국 임상 3상 및 투약 가능 연령층을 소아·청소년까지 확대하기 위한 임상 등을 진행 중이다. 모두 2025년까지 신약승인신청(NDA) 또는 보충허가신청(s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현장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모습을 보였다. 발표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행사 기간 20여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에 참여했다고 회사 측 전했다.

최 본부장은 중국 베이징 국제고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미국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로 활동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으로 활동했으며, 올해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최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SK바이오팜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올라온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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