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진석 대표, 후계자 낙점
2030년 바이오시밀러 22종 구축
셀트리온홀딩스 상장 추진
100조원 이상 펀드 조성
셀트리온 제공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제공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 /셀트리온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부자(父子)는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의 상장을 연내 추진하고, 100조원 이상 규모의 헬스케어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총 22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서 대표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 중인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부친 서 회장과 같이 메인 트랙 발표 연단에 오른 뒤 전반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서 대표는 혁신신약 개발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진출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트렌드로 소수의 기업만 살아남는 ‘과점화’와 다양한 품목을 경제성 있게 소량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출시한 6개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해 내년 11개, 2030년까지 총 22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항체, 면역관문억제제 등 여러 질환과 모달리티를 고려한 혁신신약 및 인공지능(AI) 활용 신약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올해 미국 출시를 앞둔 ‘짐펜트라(유럽명 램시마SC)’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그는 “셀트리온은 더욱 적극적인 파이프라인 확충으로 선두주자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저용량 생산라인을 확충하는 한편, 충진과 포장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석 “새 패러다임 준비…제약바이오·IT 융합”

제약바이오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기 위해 IT와 융합하는 ‘셀트리온 헬스케어 인텔리전스 뱅크’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자체 임상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고도로 정제된 데이터 뱅크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알고리즘을 축적한 모델링 뱅크를 만들고 있다.

서 대표는 “향후 헬스케어 인텔리전스 뱅크(데이터뱅크)가 단순한 의약품 판매 이상의 가치를 환자와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셀트리온의 가치는 지금이 가장 낮은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가치를 증명해 시장에서 신뢰받고 환자와 의사에게 약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셀트리온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서 대표는 이날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연단에 올랐지만, 향후 20분간 이어진 프레젠테이션을 차분 마쳤다.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 /셀트리온 제공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홀딩스 상장 추진, 100조원 이상 헬스케어펀드 조성

서 회장은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의 상장을 추진한다”며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에는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서 회장은 “100조원 이상 규모의 헬스케어펀드를 조성해, 지주사를 투자사로 만들어 성장 가능성이 있는 많은 청년과 미래 사업에게 투자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펀드 전액을 셀트리온홀딩스 상장 자금으로 마련하는 것은 아니다. 상장 자금을 시드머니로 삼고,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조성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했다. 현재는 연내에 셀트리온제약까지 품는 2단계 합병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련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재 서 회장이 지분 98%를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가 지주사, 합병 셀트리온은 자회사가 되는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셀트리온대로 본업을 하고, 지주사가 투자사로서 기능하게 되는 것”이라며 “올해 합병 이후 셀트리온그룹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은 약 1조 7000억원이고, 2025년 3조 5000억원 이상, 2026년 6조원 이상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목표 매출은 최소 3조 5000억원 이상”이라며 “셀트리온은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신약 짐펜트라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정진, 후계자로 장남 서진석 낙점

프레젠테이션 이후 이어진 대담에서 서 회장은 서 대표를 본인의 장남이라고 소개했다. 사실상 업계에 후계자를 발표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 회장은 “이제 제 나이도 69세여서 언제까지 제가 활동할지는 모르겠다”며 “제가 활동을 못 하면 이 친구가 하겠죠”고 했다.

또 ‘세계인이 더 저렴하게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본인의 경영철학과 관련해 서 대표를 지목하며 “(나와) 같은 생각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다소 긴장이 됐다”는 말로 프레젠테이션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14년부터 JPMHC에는 꾸준히 참석하고 있고, 외국 여러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도 수없이 했지만 국제적인 행사에서 수백명 청중 앞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서 대표는 “JPMHC에서 발표한다는 것을 2주 전에 부친으로부터 들었다”며 “준비기간 동안 IR(기업설명)팀과 함께 했고,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 대표은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박사 과정을 공부하며 동물세포공학실험실에서 약물 항체 반응 등에 대해 연구했다. 이어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과학연구소에 입사한 후 2017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 2021년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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