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카카오헬스케어,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발표
1대 1 비즈니스 미팅 요청한 3만 2000건 중 1만 3230건이 성사…공식 발표 무대 기업 시총 8경
JP모건의 의료 투자 은행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Mike Gaito가 연설 중이다. /JP모건 제공
JP모건의 의료 투자 은행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Mike Gaito가 연설 중이다. /JP모건 제공

[한스경제=양미정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난 11일까지 진행된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대거 참여해 주요 사업 성과와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또 우리 기업들은 해외 여러 기업과 투자자에 자사 기술을 소개하며 공동 연구와 기술이전, 인수합병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매년 1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업계 최대 규모 콘퍼런스다. 600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과 8000여명의 기업 및 투자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기업의 역량과 규모, 기술력 등을 종합 평가해 유망한 기술과 투자할 기업을 모색했다.

국내의 경우 신약개발 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2022년 1월 JPM에서 글로벌제약사 사노피와 총 10억6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고,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JPM에서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을 소개한 뒤 그해 11월 미국 얀센에 이를 총 1조4000억원에 기술 수출했다.

이번 행사에 공식 초청을 받아 발표에 나선 국내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유한양행, 카카오헬스케어,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6곳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행사의 핵심인 메인 트랙에서, 나머지 기업은 아시아태평양(APA) 세션에서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콘퍼런스에서 ADC 시장 진출과 5공장 건설 등을 통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과 수주 금액을 달성하며 굳건한 성장세를 유지한 것을 지난해의 주요 성과로 제시하면서, 글로벌 화두로 부상한 ESG 경영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글로벌 톱티어 빅파마 20곳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창립 이후 누적 수주금액은 120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현재 60만4000리터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회사는, 내년 5공장이 완공되면 78만4000리터, 8공장까지 제2바이오캠퍼스가 모두 완공되면 총 생산능력 132만4000리터로 세계 1위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전통 제약사 중 유일하게 JP모건 공식 초청을 받아 발표에 나선 유한양행은 차기 파이프라인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와 면역항암제 ‘YH32367’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언급하며 파이프라인의 긍정적인 임상 1상 결과와 임상 2상 진행 국가 및 추가 데이터 발표, 렉라자의 기대 성과 등에 대해 언급했다.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 총괄 사장은 직접 진행한 렉라자 단독요법의 글로벌 임상3상 결과와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이 진행한 병용요법의 글로벌 임상3상 결과를 설명하며 “향후 2026년까지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고 글로벌 상위 50위의 제약사로 도약해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2년차 신생 회사 카카오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의 출시 일정과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 등을 발표했다. 자신의 왼팔 위에 CGM을 부착하고 연단에 선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가 지난해 덱스콤, 노보노디스크, 아이센스 등과 손잡고 파스타 개발을 진행했다"며 "공동 사업을 수행할 지역별 파트너와 논의를 진전시키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또 황 대표는 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임상데이터와 다양한 의무기록을 표준화해 '데이터 레이크'(체계화된 데이터 저장소)를 구축하고, 그 속에서 인공지능과 대규모 기계 학습 등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고려대의료원, 연세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 등 13개 의료기관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연구 연합인 '연구 협력 네트워크'를 출범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해 지난해 미국에 출시한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흑자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표적단백질분해와 방사성 의약품과 같은 혁신 신약 개발 플랫폼을 개발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추진 의지도 내비쳤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회사를 미국에서 혁신 신약을 직접 판매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 기업이라 소개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을 곧 입증하고 국내 신약 개발 기업 생태계의 구심점이 되겠다"며 "세노바메이트의 지속적인 성장과 SK그룹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신규 모달리티 기술 플랫폼과 항암으로 영역을 확장해 ‘대형 바이오기업(빅 바이오텍)’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과 SK바이오사이언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공식 초청을 통해 일대일 미팅을 진행했다. 또 디엑스앤브이엑스, 지씨셀, 카이노스메드 등 공식 초청을 받지 않은 바이오 기업들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거나 바이오텍 쇼케이스에 참가해 기술교류 및 사업 협력에 나섰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요청된 1대 1 비즈니스 미팅은 3만 2000건에 달했고 1만 3230건이 성사됐다. 공식 발표 무대에 서는 기업 614개의 전체 시가총액은 8조 2000억달러(약 1경원)에 이른다.

제약·바이오 시장은 글로벌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투자 한파로 여전히 혹한기 속에 있으나, 최근 JPMHC 개막을 앞두고 빅딜이 터지면서 최근 수년간 이어진 투자 한파가 끝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JP모건에 따르면 지난해 M&A 규모는 4420억 달러(한화 약 582조원)로, 2022년 3850억 달러(약 507조원)에 비해 14.8% 증가했다. 최근에는 보스턴사이언티픽이 의료기기 업체 액소닉스를 37억달러(약 5조원)에, 존슨앤드존슨이 표적 암 치료제 개발 업체 엠브렉스바이오파마를 20억달러(약 2조 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혀졌다.
 
또 미국 머크는 이중항체 개발 기업 하푼테라퓨틱스를 6억 8000만달러(약 9000억원)에, 노바티스는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칼립소바이오테크를 4억 2500만달러(약 56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마이크 가이토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총괄은 “최근 수년간 침체됐던 제약·바이오 시장이 강력한 인수합병(M&A) 수요를 소화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금리가 인하되고 시장이 안정되면 사모펀드도 본격적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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