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법 개정으로 국내 정유사도 SAF 생산·사용 가능해져
대한항공·아시아나, 2026년부터 5년간 셸로부터 SAF 공급받아
대한항공 보잉 777F /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보잉 777F / 대한항공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전 세계 항공업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항공유 도입을 추진하면서 바이오항공유(SAF) 수요와 공급이 급격히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법적 걸림돌이 사라지면서 항공사와 정유사간 SAF 개발이 활기를 뛸 전망이다. 

바이오항공유는 주로 동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 해조류, 사탕수수 등 바이오연료를 활용해 생산한 친환경 항공유로,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80%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바이오항공유 시장이 2021년 7억4550만달러였지만, 2025년엔 100억달러로 커진 후 2035년은 215억달러 규모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SAF 생산량이 18억7500만리터로 전년 대비 3배 증가할 것이라 예측했다. 한편, SAF 수요량은 2050년 ‘넷 제로(Net-ZERO)’를 위해 2025년 80억톤에서 2030년 300억톤, 2050년 4490억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럽과 미국은 국가적인 제도를 통해 바이오항공유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유럽 내 공항을 이·착륙하는 모든 항공기가 최소 2% 이상 SAF 혼용을 의무화했다. 혼용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로 단계적으로 확대돼 2050년에는 70%에 도달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이미 SAF 1% 혼용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어 지난 2022년 파리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항공기 연료에는 바이오항공가 포함됐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SAF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세부 규정에 따르면, 제품 생애주기 동안 석유로 만든 항공유에 비해 온실가스를 50% 이상 감소시킨 SAF 생산자는 1갤런당 1.25달러를 공제받는다. 이후에도 50%를 초과 감축할 때마다 1%당 1.75달러를 공제한다. 미국은 이 제도를 통해 2030년까지 SAF 생산량을 연간 30억갤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간 국내 정유사는 ‘석유정제제품’만 판매할 수 있어 바이오항공유 개발에 법적인 걸림돌이 있었다. SAF의 주원료인 바이오연료를 공정에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바이오연료·재생합성연료를 친환경연료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내 정유업체들의 SAF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급유된 바이오항공유(SAF) / 대한항공 제공
급유된 바이오항공유(SAF) / 대한항공 제공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등 국내외 정유사들과 SAF 관련 협약을 맺으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시카고-인천 구간에 SAF를 활용해 운항했으며, 지난해 LA행 화물기에 핀란드 바이오디젤기업인 네스테가 생산한 바이오항공유를 국내 최초로 급유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부터 화물운송협력사와 함께 ‘SAF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일본 물류기업 유센로직스도 협력사로 신규 가입했다.

특히 세계 최대 정유사인 로얄 더치 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2026년부터 향후 5년간 아시아·태평양·중동 지역의 공항에서 우선 급유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25년부터 EU공항 출도착 항공기 SAF 의무화에 맞춰 공급책을 확대해 가고 있다”며 “국내 SAF 사용 활성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고객사는 물론 정부, 정유사와도 지속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탄소감축은 항공사가 글로벌 일원으로서 반드시 해야되는 일”이라며 “협의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지역 외 다른 지역 공급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으로 정부도 바이오연료 도입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바이오항공유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산업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친환경 연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할 계획이다. IATA 사무총장도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방식과 공급원료 등을 다양화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인센티브 제공 등 정부의 지원이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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