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EA ‘재생에너지 연례 시장 보고서’...세계 재생에너지 5년후 7배 전망
한국 2028년까지 신규 용량 40% 이상 축소 전망
미국, EU(유럽연합), 중국 등 주요국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재생에너지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재생에너지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어 갈수록 주요국들과 재생에너지 격차가 더 커질 전망이다. / HD현대에너지솔루션
미국, EU(유럽연합), 중국 등 주요국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재생에너지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재생에너지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어 갈수록 주요국들과 재생에너지 격차가 더 커질 전망이다. / HD현대에너지솔루션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미국, EU(유럽연합), 중국 등 주요국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재생에너지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재생에너지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어 갈수록 주요국들과 격차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국제 무역질서로 자리 잡고 있는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등의 친환경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재생에너지 연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세계 재생에너지 신규 용량은 22년 연속 증가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전년 대비 50% 가까이 상승하는 등 재생에너지 도입이 더 활발해 지고 있는 모습이다. 작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은 전년도 증가량보다 50% 늘어난 507GW에 달했다.

이에 반해 작년 한국 재생에너지 신규 용량은 뒷걸음질 치며 주요국들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 재생에너지 신규 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태양광의 경우, 신규 용량 4GW를 넘겼던 2020년 이후 계속 하락해 작년에는 2.5GW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러한 하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EA는 2028년까지 한국 재생에너지 신규 용량 전망치를 40% 이상 낮췄다. 2028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재생에너지 신규 용량이 430GW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IEA가 유일하게 한국의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IEA는 “한국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30%에서 21.6%로 낮추고, 원자력의 역할을 더 확대하려는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세계 주요국들과 더 벌어지는 재생에너지 격차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갈수록 세계 주요국들과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IEA는 향후 5년 동안 세계 재생에너지 신규 용량이 약 3,700GW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세계 재생에너지 신규 용량(507GW)보다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재 세계 주요국들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데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은 현재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2023년 에너지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미국 전력원의 37%를 태양광이 15%를 풍력이 맡을 전망이다. EU도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계속 상향하고 있다. 작년 3월에는 EU 각료이사회와 유럽의회가 기존의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32% 달성 목표를 42.5%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갈수록 세계 주요국들 재생에너지 비중과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소울에너지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갈수록 세계 주요국들 재생에너지 비중과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소울에너지

이에 반해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은 축소 기조에 맞춰져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2021년 확정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보다 8.6%p 내린 21.6%로 정했다. 이에 연도별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 목표치도 당초 세웠던 2023년 14.5%에서 13%로, 2024년 17%에서 13.5%로 각각 낮췄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정책 변화로 2016년 처음으로 1GW를 돌파한 국내 태양광 신규 용량은 2017년 1.5GW, 2018년 2.6GW, 2019년 3.9GW, 2020년 4.6GW, 2021년 3.9GW, 2022년 3.2GW, 2023년 2.5GW 를 기록하며 2020년 이후 계속 위축되고 있다.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률은 세계 주요국들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 상황이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인 ‘에너데이터’(Enerdata)에 따르면, 2022년 한국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8.1%로, 44개 조사대상국 중 38위에 그쳤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44개국 평균(31.3%)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획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지 않으면 RE100 등의 친환경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30년까지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를 담은 ‘재생에너지 확대 결의안’에 동의했지만 정책적인 변화는 아직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재생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해외에 나가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재생에너지 현실은 위축을 넘어 고사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갈수록 재생에너지를 무역 조건으로 내걸 국가와 기업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지금이라도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40% 이상으로 확대해야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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