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81.8%...파라다이스·GKL 미발간
여직원 비중 1위...하이브 '69.7%'
매출액 대비 기부금 0.295%...강원랜드, 기부율 '전체 1위'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이 ESG 경영을 법제화, 의무화를 시작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 성과와 목표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꼽을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의무화에 들어갔고, 우리나라는 2026년 이후 의무화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또는 격년으로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최근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2년 말 기준)이 지난해 말까지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E)과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S), 거버넌스(G) 관련 지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총 200대 기업을 IT·반도체업을 비롯해 15개 업종으로 구분해 분석했다.<편집자 주>

<업종별 글 싣는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금융지주 ④물류·무역 ⑤보험 ⑥식음료 ⑦엔터·전문서비스 ⑧은행·증권·카드 ⑨자동차부품 ⑩전기·전자 ⑪전문기술 ⑫제약·바이오 ⑬비금융지주사 ⑭철강·기계 ⑮화학·장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하이브, CJ ENM, 에스엠, JYP Ent. 사옥. / 각 사 제공. 

엔터·전문서비스업종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11개사가 포함됐다. 파라다이스와 GKL을 제외한 9개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들 모두 지난해 7월 보고서 공시를 마무리했다. 

업종별 공시율을 살펴보면 엔터·전문서비스업의 공시율은 81.8%를 기록, △화학·장업(81.3%)△IT·반도체(80%) △비금융지주사(80%) △금융지주(77.8%) △전기·전자(75%) △제약·바이오(72.2%) △전문기술(61.5%) 등보다 높았다. 반면 △건설·조선 △물류·무역 △보험 △철강·기계(이하 100%) △식음료(90%) △은행·증권·카드(87.5%) △자동차부품(87.5%) 등보다는 낮았다. 

◆ 女직원 비중 1위..."엔터업계, 2명 중 1명은 여성"

전문가들은 성별 등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 다양성 강화 관점에서 기업들은 직원 성별을 맞추거나 여성 등기 임원을 선임하고,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고 있다. 

엔터·전문서비스업계의 '여성 직원 비율(2022년)'은 51.2%로, 200대 기업 평균(25.4%)의 두 배 이상에 달하면서 15개 업종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가장 높은 하이브(69.7%)를 비롯해 △에스엠(66.3%) △스튜디오드레곤(64.1%) △JYP Ent.(63.5%) △CJ ENM(59.6%) 등 엔터업계에서 여성 직원 비중이 높았다. 

2022년 여성 임원을 둔 기업은 총 151개로 확인됐다. 엔터·전문서비스업종에서는제일기획, 에스원, 파라다이스, GKL 등 4개사는 여성 임원 자리를 비워둔 상황이다. 여성 등기 임원을 비율로 보면, 평균 10.5%를 기록했다. 스튜디오드레곤과 JYP Ent.는 각각 25%로 가장 높았고, △제일기획 △에스원 △에스엠 △파라다이스 등 4곳은 0%로 확인됐다.  

장애인 고용의 경우,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에는 의무고용률(3.1%)이 주어지면서 다양성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 1.89%로, 의무 고용률보다 현저히 낮았다. 

업계에서는 평균 1.46%로, 전체 평균보다도 낮았다. 하이브(0.4%)와 스튜디오드레곤(0.6%)은 1%도 넘기지 못했다. 특히 △호텔신라 △JYP Ent. △파라다이스 △GKL 등 4곳은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왼쪽부터) 스튜디오드래곤, 에스원, 파라다이스 CI. / 각 사 제공. 

◆ 매출액 대비 기부금 '1위'...강원랜드, 1.766%로 '200대 기업 내 1위'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의 지표로 기업들이 사회 문제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인 UNGC는 200대 기업 가운데 79개사(2023년 기준)가 가입했다. 엔터·전문서비스업계에서는 △스튜디오드레곤 △CJ ENM △에스엠 등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UNGC는 기업이 유엔글로벌콤팩트의 핵심 가치인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기업의 운영과 경영전략에 내재화시켜 지속가능성과 기업시민의식 향상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202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업계는 평균 0.295%로, 전체 평균(0.09%)의 3.3배에 달하면서 15개 업종에서 1위를 기록했다. 강원랜드는 1.766%로 200대 기업에서 1위를 차지했고, GKL(0.542%)와 JYP Ent.(0.387%)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호텔신라는 0%를 기록, 업계 흐름에 따라 사회 공헌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 근속연수 '짧은' 엔터업계...연봉도 평균 아래

임직원들에게 양질의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ESG 경영을 하는 기업들의 필수 덕목이다. 엔터·전문서비스업종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2022년 기준)는 7.55년으로, 전체 평균(9.15년)보다 짧았다. 하이브가 평균 2년으로 가장 짧았다. 그밖에 스튜디오드레곤(3년) JYP Ent. 에스엠(4년)  CJ ENM(5년) 등으로, 엔터업계의 근속 연수가 유독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잦은 퇴직과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으로 인한 결과로 보여진다. 

업계 평균 연봉(2022년 기준)은 7889만9100원으로, 전체 평균(1억707만6000원)보다 현저히 낮았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했다. 업계에서는 파라다이스(5563만원)가 가장 낮은 반면 스튜디오드래곤(1억2351만원)이 가장 높았다. 

임직원 보수 차이는 평균 12.3배로, 전체 평균(13.1배)보다 작았다. GKL(2배)과 강원랜드(2.8배)는 격차가 다소 작았다. 반면 평균 연봉도 낮았던 호텔신라의 경우 임직원 보수 격차가 36.5배에 달했다. 

'2022년 비정규직 고용률'은 6.2%로, 전체 평균(7.05%)보다 낮았다. GKL(0.2%)을 비롯해 업계 대다수가 한자릿대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호텔신라(20.8%)와 강원랜드(20.7%)은 업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많은 비정규직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을 위한 개선책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강원랜드 하이원 그랜드호텔, 호텔신라, GKL, 제일기획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강원랜드 하이원 그랜드호텔, 호텔신라, GKL, 제일기획 사옥. / 각 사 제공. 

◆ 사외이사 비중 '최하위'...스튜디오드래곤·에스원·에스엠은 '25%'

엔터·전문서비스업계의 '사외이사 비율(2022년)'은 45.3%로, 15개 업종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체 평균(55.2%)보다는 10.1%p가량 낮았다. 이들 중 스튜디오드레곤과 에스원, 에스엠 등 3개사는 25%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업계 1위인 강원랜드(69.2%)는 200대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높았다. 

'최대주주지분비율'의 경우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엔터·전문서비스업종에서 40%를 초과한 기업은 △스튜디오드레곤(54.6%) △GKL(51%) △CJ ENM(48.2%) △파라다이스(46.3%) 등 4개사다. 

시총 200대 기업의 64.5%는 ESG위원회를 설치·운영 중이다. ESG위원회는 추천위원회나 감사위원회와 달리 도입 의무가 없음에도 설치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7곳(하이브·강원랜드·호텔신라·스튜디오드래곤·JYP Ent.·CJ ENM·에스원)이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아울러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전자투표 도입'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등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요구되는 사항이다. 200대 기업 가운데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2023년)를 한 기업은 80개사, '전자투표 도입'(2023년)은 179개사,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2023년)한 기업은 161개사로 확인됐다. 

엔터·전문서비스업종에서는 주주들의 참석권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GKL 등 4곳만이 주총 4주 전 소집 공고를 내고 있다. 상법상 의무기간은 2주다. 다만 소집 공고를 미리할수록 주주들의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시기가 마련되기 때문에 4주 전 소집 공고를 권하고 있다. 

전자투표의 경우 강원랜드와 에스엠을 제외한 9개사가 도입하고 있다. 또한 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주총 집중일을 제외하고 개최하라는 권고는 △하이브 △에스엠 △파라다이스를 제외한 8개사가 지키고 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엔터·전문서비스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엔터·전문서비스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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