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81.3%...에코프로 등 6개社 발간 안해
업계 직원, 평균 10년 근속...연봉은 전체 평균 아래 
SK이노·금호석유, 수평적 지배구조 마련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는 유럽 상용차 시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이 ESG 경영을 법제화, 의무화를 시작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 성과와 목표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꼽을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의무화에 들어갔고, 우리나라는 2026년 이후 의무화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또는 격년으로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최근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2년 말 기준)이 지난해 말까지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E)과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S), 거버넌스(G) 관련 지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총 200대 기업을 IT·반도체업을 비롯해 15개 업종으로 구분해 분석했다.<편집자 주>

<업종별 글 싣는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금융지주 ④물류·무역 ⑤보험 ⑥식음료 ⑦엔터·전문서비스 ⑧은행·증권·카드 ⑨자동차부품 ⑩전기·전자 ⑪전문기술 ⑫제약·바이오 ⑬비금융지주사 ⑭철강·기계 ⑮화학·장업

lg생활건강(위),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조감도(아래 왼쪽), 아모레퍼시픽. / 각 사 제공. 

화학·장업 업종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32개사가 포함됐다. 그중 26곳이 보고서를 발간했고, 그 가운데 23곳이 7월 이전 공시를 마무리했다. 미발간 기업은 △에코프로 △천보 △코스모신소재 △동진쎄미켐 △금양 △에스에프에이 등 6개사다. 

업종별 공시율을 살펴보면 화학·장업 업종의 공시율은 81.3%를 기록했다. 이는 △IT·반도체 △비금융지주사(이하 80%) △금융지주(77.8%) △전기·전자업종(75%) △제약·바이오(72.2%) △전문기술(61.5%) 등보다 높았다. 반면 △건설·조선 △물류·무역 △보험 △철강·기계(이하 100%)△식음료(90%) △자동차부품 △은행·증권·카드(이하 87.5%) △엔터·전문서비스(81.8%) 등보다는 낮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분리막 생산공장, SK케미칼, SKC.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분리막 생산공장, SK케미칼, SKC. / 각 사 제공. 

◆ 女직원율, 화학업계 낮은 반면 장업계는 높아...아모레퍼시픽 63.3%

전문가들은 성별 등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 다양성 강화 관점에서 기업들은 직원 성별 비율을 비슷하게 맞추거나 여성 등기 임원을 선임하고,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고 있다. 

화학·장업계의 '여성 직원 비율(2022년)'은 16.15%로, 200대 기업 평균(25.4%)을 하회했다. 업계 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여직원율이 63.3%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체 200대 기업 내에서도 높은 비율이다. LG생활건강(53.8%)도 절반 이상이 여성 직원이었다. 

화장품 관련 산업인 장업 특성상 여성 직원이 많은 반면 화학업계는 다소 남성 문화가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유화(2.8%)를 비롯해 에스에프에이(3.1%)·쌍용C&E(3.9%) 등은 전체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여성 임원의 경우 업계 68.8%가량이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코프로 △KCC △솔브레인 △코스모신소재 △동진쎄미켐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금양 △에스에프에이 △동원시스템즈 등 10곳은 여성임원을 두지 않다. 

비율로 따지면 평균 11%로, 전체 평균(12.1%)보다는 낮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33%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반면 한화솔루션은 유일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장애인 고용의 경우,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에는 의무고용률(3.1%)이 주어지면서 다양성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 1.89%로, 의무 고용률보다 현저히 낮았다. 

업계는 평균 1.56%로, 전체 평균을 살짝 밑돌았다. 업계 내 꼴찌를 기록한 LG생활건강과 효성첨단소재(이하 0.6%)는 전체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낮은 편에 속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SK아이이테크놀로지(3.5%)를 비롯해 롯데정밀화학(3.3%)과 효성티앤씨(3.1%)는 의무고용률을 준수하고 있었다.  

그밖에 △롯데케미칼 △에코프로 △천보 △코스모신소재 △동진쎄미켐 △금양 △에스에프에이 등 7곳은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첫번째 줄 왼쪽부터)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포항공장 조감도. (두번째 줄 왼쪽부터)에쓰오일, 한화솔루션의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발전소. (세번째 줄 왼쪽부터)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금호석유화학. / 각 사 제공. 
(첫번째 줄 왼쪽부터)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포항공장 조감도. (두번째 줄 왼쪽부터)에쓰오일, 한화솔루션의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발전소. (세번째 줄 왼쪽부터)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금호석유화학. / 각 사 제공. 

◆ 업계 3분의 1만 UNGC 가입...SK이노·S-Oil·천보 '기부율 0%'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의 지표로 기업들이 사회 문제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인 UNGC는 기업이 유엔글로벌콤팩트의 핵심 가치인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기업의 운영과 경영전략에 내재화시켜 지속가능성과 기업시민의식 향상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0대 기업 가운데 79개사(2023년 기준)가 UNGC에 가입했다. 화학·장업계 3분의 1가량이 UNGC에 가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금호석유 △효성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SK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다. 

아울러 '202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업계 평균은 0.098%로, 전체 평균(0.09%)을 살짝 웃돌았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기부율을 자랑한 곳은 0.676%인 LG생활건강으로, 전체 기업들 내에서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그밖에 아모레퍼시픽(0.428%)과 쌍용C&E(0.407%)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SK이노베이션 △S-Oil △천보 등은 매출 대비 기부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번째 줄 왼쪽부터)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두번째 줄 왼쪽부터) 쌍용C&E 동해공장, OCI. (세번째 줄 왼쪽부터) KCC, 코스모신소재 전구체 울산공장. / 각 사 제공. 
(첫번째 줄 왼쪽부터)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두번째 줄 왼쪽부터) 쌍용C&E 동해공장, OCI. (세번째 줄 왼쪽부터) KCC, 코스모신소재 전구체 울산공장. / 각 사 제공. 

◆ 업계 내 평균 연봉, 최대 4배 이상 차이...비정규직 고용률은 낮아

임직원들에게 균형있는 삶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ESG 경영을 하는 기업들의 필수 덕목이다. 화학·장업계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2022년)는 10.44년으로, 전체 평균(9.15년)보다 길었다. 근속연수가 가장 긴 곳은 평균 18년인 S-Oil이다. S-Oil과 함께 대한유화(17년)의 근속연수는 200대 기업 내에서도 긴 편에 속했다. 반면 에코프로(2년)와 에코프로비엠·SK케미칼(이하 3년), 천보(4년) 등은 5년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평균 연봉(2022년 기준)은 전체 평균(1억707만6000원)을 밑도는 9061만81000원이다. S-Oil이 가장 높은 1억7107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OCI는 4700만원을 받았다. 최상위와 최하위가 4배 이상의 차이로, 직원들의 복지 환경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간 보수 격차는 평균 11.5배로, 전체 평균(13.1배)보다는 작았다. 격차가 가장 작은 기업은 천보(0.5배)다. 그밖에 S-Oil도 1.6배 차이로, 임직원간 격차가 작았다. 반면 LG생활건강(29.5배)과 SK이노베이션(26.1배)은 업계뿐만 아니라 전체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큰 격차를 보였다. 

'2022년 비정규직 고용률'은 전체 평균(7.05%)보다 낮은 4.93%를 기록했다. 천보와 금양은 각각 0%를 기록, 고용 환경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전체 평균을 훨씬 넘긴 16.4%를 기록했다. 

(첫번째 줄 왼쪽부터) 효성티엔씨, 롯데정밀화학, 동원시스템즈 횡성 무균충전음료 공장. (두번째 줄 왼쪽부터) 금양, 대한유화 온산공장,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 공장. / 각 사 제공. 
(첫번째 줄 왼쪽부터) 효성티엔씨, 롯데정밀화학, 동원시스템즈 횡성 무균충전음료 공장. (두번째 줄 왼쪽부터) 금양, 대한유화 온산공장,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 공장. / 각 사 제공. 

◆ 업계 절반 이상, '주주 참석권 보장'에 관심도 낮아

화학·장업종의 '사외이사 비율(2022년)'은 52.9%로, 전체 평균(55.2%)을 밑돌았다. SK이노베이션(71.4%)과 금호석유화학(70%) 등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을 키워나가며 수평적 지배구조 기틀을 마련했다. 반면 동원시스템즈와 동진쎄미켐은 각각 25%로,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대주주지분비율'의 경우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는 평균 44.3%fh 적정 범위를 벗어났다. 특히 업계 절반 이싱인 17개사는 4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동원시스템즈의 최대주주지분 비율이 83.7%를 기록했다.

시총 200대 기업의 64.5%는 ESG위원회를 설치·운영 중이다. ESG위원회는 추천위원회나 감사위원회와 달리 도입 의무가 없음에도 설치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 LG에너지솔루션 등 22개사가 ESG 관련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전자투표 도입'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등은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요구되는 사항이다. 200대 기업 가운데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2023년)를 한 기업은 80개사, '전자투표 도입'(2023년)은 179개사,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2023년)한 기업은 161개사로 확인됐다. 

화학·장업계에서는 절반 이상이 주주들의 참석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었다. 포스코퓨처엠 등 17개사가 주총 2주 전 소집 공고를 냈다. 상법상 의무기간만을 준수한 것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등 15개사는 주총 4주 전 소집을 통보하면서 참석권을 일정 부분 보장했다. 

전자투표제는 5개사(금호석유·한솔케미칼·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코오롱인더스트리)를 제외한 약 84.4%가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총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로, 시공간적인 제약 없이 주총 참여율을 높이면서 의결권도 간편하게 행사할 수 있어 효율성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매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은 주총 집중일을 발표하고, 해당일들을 피해 주총 개최를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주총 집중일은 3월 24일·30일·31일이었다. 

당시 6개사(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에코프로·금호석유·금양·동진쎄미켐)를 제외한 26개사가 주총 집중일을 제외하고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한솔케미칼, 천보, 에스에프에이 CI.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한솔케미칼, 천보, 에스에프에이 CI.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화학·장업 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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