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국, 나트륨이온배터리 이륜차·전기차 출시해 시장 선점 중
한국 기업, 차세대 배터리로 전고체, 리튬황, 리튬메탈전지 개발 집중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나트륨을 원재료로 해 가격을 낮춘 ‘나트륨이온배터리’가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장화이자동차가 세계 최초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전기차라고 밝힌 차량의 홍보용 이미지  / 장화이자동차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나트륨을 원재료로 해 가격을 낮춘 ‘나트륨이온배터리’가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장화이자동차가 세계 최초 나트륨이온배터리 전기차라고 밝힌 차량의 홍보용 이미지 / 장화이자동차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나트륨을 원재료로 해 가격을 낮춘 ‘나트륨이온배터리’가 급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저온에서도 성능 저하가 심하지 않은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나트륨이온배터리를 적용한 이륜차와 전기차 출시에 나서며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잇는 차세대 배터리로 점찍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의 ‘나트륨이온배터리 기술개발 동향 및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나트륨이온배터리는 중저가 이차전지 시장에서 LFP배터리 경쟁력을 넘어설 전망으로 2035년 LFP배터리보다 생산비용이 최대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에서도 나트륨이온배터리 기술개발을 서두르지 않으면 LFP배터리 개발을 주저하다 시장 점유율을 뺏긴 상황을 반복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LFP배터리 활약을 통해 확인한 것처럼 전기차를 비롯한 이차전지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은 가장 큰 무기”라며 “나트륨은 리튬의 2~3%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해 나트륨이온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향후 차세대 배터리 구도는 한국 기업들이 얼마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를 개발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나트륨이온배터리(파란색), LFP배터리(회색), 리튬이온배터리(노란색) 가격 전망 / SNE리서치
나트륨이온배터리(파란색)와 리튬이온배터리 가격 전망 / SNE리서치

◆ 싼 원가, 안정성 키워 경쟁력 높여

나트륨이온배터리가 급부상한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이 자리 잡고 있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 대신 가격이 저렴한 나트륨을 사용해 원가를 크게 낮추고 안정성을 높인 배터리다. 나트륨은 해상과 육상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동시에 리튬의 2~3%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한 특징을 갖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차세대 배터리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나트륨이온배터리 가격은 향후 리튬이온배터리보다 40~50%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저온에서도 성능 저하가 심하지 않은 점도 향후 나트륨이온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요인으로 꼽힌다.

채희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산업연구팀장은 “나트륨은 리튬에 비해 반응성이 약해 배터리 안정성이 높고, 저온 환경에서 성능 저하 현상이 없다는 장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만 개발 중인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15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고, 영하 20도에서도 90% 이상의 성능이 발휘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나트륨이온배터리는 극복해야 할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활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에 비해 원자 크기가 2.4배 커 중량당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용량이 작고, 반응성이 약하다고 알려졌다.

채 팀장은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현재 주력인 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의 40~50%에 불과하다”며 “향후 기술이 진화하더라도 물질의 특성상 에너지 밀도 향상이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나트륨이온배터리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 전기 오토바이 업체인 야디는 자회사 후아유를 설립해 작년 말 전기 오토바이 ‘지나 No.1’ 모델을 출시했다. 올해 1월에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장화이자동차가 하이나배터리의 32140 원통형 나트륨이온배터리를 사용한 화시앤즈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SNE리서치는 나트륨이온배터리가 2035년에는 최대 254.5GWh의 수요가 발생해 연간 142억달러(약 19조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리튬황, 리튬메탈전지 등에 집중하고 있고 삼성SDI와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배터리를 싸게 개발하는 최적의 조건과 환경을 갖추고 있는 나라로 향후 LFP배터리에서와 같이 나트륨이온배터리를 전략적으로 띄우기 위해 공급망의 장점을 이용해 다른 나라를 압박할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 한다”며 “국내 기업도 나트륨이온배터리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향후 배터리 시장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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