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GTX-A 요금 4000원대 예상…D·E·F 노선 재원은 민간서 확보
교통비 환급해주는 K-패스 “재원 부족시 신축적 예산 충원할 것”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 연합뉴스 제공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파주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40대 김 모씨는 "GTX-A를 이용하면 통근길이 30분 이내로 줄어들 것”이라며 “GTX-A 첫 삽을 뜰 때부터 기대했다"고 개통 소식을 반겼다. 그는 "지금은 광역버스를 타면 직장까지 1시간 반에서 2시간이 걸리고, 지하철을 타면 2~3번 갈아타는데도 1시간 10분이 걸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출근길 광역버스를 타려 하면 입석금지로 3~4대를 보낸 경우가 허다했다는게 그의 말못할 고충이었다. 

지난 25일 정부는 수도권 출퇴근 30분 이내를 실현할 ‘교통분야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수도권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본격 도입해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출퇴근 30분 이내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GTX사업은 수도권 교통혼잡을 완화하고 수도권 교통난 해소 및 장거리 통근자 교통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추진됐다.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30분대로 연결할 수 있어 경기도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첫 번째로 GTX-A 노선은 올해 3월까지 서울 수서~화성 동탄 구간을 개통하고, 올해 12월까지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다. 전 구간 개통은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공사 지연으로 2028년 이후에야 이뤄질 전망이다. GTX-A를 이용하면, 수서에서 동탄까지 기존 75~79분 걸리던 거리가 19분으로 단축되고, 기존 54~70분이 걸리던 운정에서 서울역까지를 20분 내로 도착할 수 있다.

이어 정부는 인천대입구에서 남양주 마석까지 연결하는 GTX-B를 203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노선 중 재정을 투입하는 용산~상봉 구간은 올해 초에 착공하고, 민자 구간을 포함한 전 구간은 올해 상반기 내 모두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완공된 GTX-B를 이용하면 인천에서 서울역까지 30분, 마석에서 청량리까지 23분이 소요된다.

같은 날 첫 삽을 뜬 GTX-C는 2028년까지 경기도 양주 덕정과 수원까지를 연결한다. GTX-C는 덕정역을 출발해 청량리, 삼성역 등을 지나 수원역까지 86.46km를 연결하는데, 14개 정거장 모두 일반 지하철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역이다. GTX-C를 이용한다면, 덕정에서 삼성역까지 29분, 수원에서 삼성역까지 27분이 소요된다.

1~2기 GTX 노선도 / 국토교통부 제공
1~2기 GTX 노선도 / 국토교통부 제공

이날 정부는 기존 GTX-A·B·노선을 강원도와 춘천까지 연장하고, GTX-D·E·F 노선을 신설한다는 내용이 담긴 ‘2기 GTX 방안’도 발표했다.

‘2기 GTX 방안’에 따르면, GTX-A는 파주 운정~동탄에서 평택 지제까지 20.9km가 늘어난다. GTX-B는 인천 송도~마석에서 춘천까지 55.7km가 연장된다. GTX-C는 동두천까지 9.6km, 아산까지 59.9km가 상하 양방향으로 늘어난다.

내년 상반기에 수립될 ‘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될 GTX-D·E·F노선도 공개됐다. GTX-D는 김포·인천과 남양주 팔당·강원도 원주까지 연결된다. E노선은 인천~부천 대장~경기도 양주 덕소로 이어진다. 수도권을 순환하는 F노선은 3기 신도시 구간인 하남 교산~남양주 왕숙2부터 사업을 시작해 D노선와 직결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GTX 수혜인구는 일평균 183만명이 예상되며, 경제적 효과는 약 135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수도권 30분, 충청·강원권 1시간의 초연결 광역경제생활권이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대감과 함께 GTX 이용 요금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GTX-A·B·C 연장사업은 우선 지자체 비용을 부담한 후 예비타당성 등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GTX D·E·F나 철도 지화화의 경우 재원 대부분을 민간에서 확보한다는 점도 높은 교통비를 예측하게 한다.

GTX-F가 지나는 하남에 거주하는 40대 이 모씨는 “현재 물가 인상율을 따지면 임금이 동결이라 하지만, 결국 삭감인 셈이다”라며 “주 5회 출근하는 사람으로서 왕복 8000~9000원대의 교통비는 부담이다. 비싼 요금을 내고 굳이 GTX를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합리적인 GTX 요금으로 최대 3000원을 제시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소비지출 비중 중 교통비가 11.6%로 음식·숙박, 식료품에 이은 3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GTX-A 노선 요금을 4000원 중반대에서 조정하고 있다”며 “민자 건설이 된다고 해서 요금에 100%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들이 이용하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요금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TX-A의 요금은 이번 주 내 결정될 예정이다.

또한 박상우 장관은 교통비 절약방안으로 오는 5월 출시될 K-패스를 언급했다. K-패스는 월 15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교통비를 환급해주는 정책으로, GTX-A도 포함된다. K-패스를 이용할 시 한달 교통비의 일반인은 20%, 청년층은 30%, 저소득층은 53%를 환급받을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A의 1회당 환급 상한금액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K-패스는 기존의 알뜰교통카드가 전환되는 카드로, 알뜰교통카드의 고질병인 환급 재원 부족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말 기준 185만명 정도가 K-패스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해 예산을 선정하고 있다”며 “GTX와 같은 고가의 교통비가 추가되면, 사용자가 증가하는 등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매달 예산이 얼마가 소진됐는지 정확히 파악해 부족하다면 다른 곳의 예산을 끌어와 대응하는 등 신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답했다.

김우정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