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변화 따른 자연재해 노출 빈도 늘어나 
보험사 대부분, 두자릿수대 가격 인상
2019~2020년 산불 여파, 현재 보험료 인상까지 이어져
지난해 10월 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잦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 속도가 물가상승보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와 산불 등 기후리스크로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수가 늘어난 만큼 보험료 인상 역시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기상이변으로 호주인들의 보험료가 물가상승률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주택 소유자와 운전자 등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택과 자동차, 의료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 대부분이 두자릿수 가격 인상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에 따르면 보험료는 지난 12개월 동안 16.2%p 상승해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보였다. 

업계는 극심한 기후를 비롯해 인건비 상승, 건물 교체, 자동차 부품 및 비용 증가에 따른 보험료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홍수나 산불 등 자연재해가 잦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재보험사들은 보험사에 일부 부담을 전가하고, 이 부담은 결국 고객에게 전해지게 된다. 

앞서 2019년 가을 호주 남부에서는 사상 최악의 산불 사태가 발생했다. 2020년 봄까지 이어진 산불로 인해 한국 국토면적에 해당하는 약 1000만 헥타르(ha) 이상의 대지가 사라졌다. 이로 인해 수억마리의 동물들은 화재로 죽거나 서식지가 사라지게 되는 일을 겪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호주 산불은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현상과 가뭄으로 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호주 동부는 잦은 홍수와 산불, 사이클론 등의 극단적 기상 이변을 겪고 있다. 

호주보험협회(ICA) 대변인은 "2019~2020년의 파괴적인 산불 이후 보험사들은 13건의 보험 재해 또는 중요한 사건에 대해 160억달러(약 21조3000억원)의 청구금을 지불했다"며 "이는 현재 보험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주 어디에 거주하든, 극심한 기후 영향의 노출 유무에 상관없이 자연재해로 인한 비용 증가와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해 교체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건물 건설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재해 발생 직후 1~2년 동안은 보험료가 급등하다 다시 안정된다. 그러나 잦아진 기후변화로 보험료는 상승세만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보험료 상승은 사람들의 생활에도 영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태즈메이니아 대학의 케이트 부스(Kate Booth)는 "보험료 인상이 어떻게 생활비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스는 "식품 생산 업체의 보험 리스크는 변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 추가 비용에 대해 잠재적으로 지불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지 주택 관련 보험뿐만 아니라 건강, 애완동물, 장례, 생명보험 등 모든 종류의 보험료가 오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주택 관련 보험료 인상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비교 사이트 파인더(Finder)의 보험 및 혁신 편집자인 게리 헌터(Gary Hunter)는 "지난 12개월 동안 주택 보험료는 약 22%p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다만 훨씬 더 많이 오른 곳도 있다. 주택 보험의 경우 거주 지역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며 "같은 거리에 살아도 경사진 집에 산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라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