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임 성공한 황 사장, 현장경영 이어가며 신사업 빠른 실행 주문
고객 정보유출 당시 약속한 ‘기본기 강화’ 올해도 이어가
CX·DX·플랫폼 전략 바탕으로 AI 사업 강화 목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11일 열린 ‘2024년 1분기 임원·담당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11일 열린 ‘2024년 1분기 임원·담당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세계 경제 전망이 어렵고 다수의 기업들이 다운사이징에 돌입했다. 레거시 사업의 성장을 유지하되 CX(고객경험)·DX(디지털전환)·플랫폼으로 구성되는 세 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를 승부처로 삼아야 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 1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2024년 1분기 임원·담당 워크숍’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DX 역량을 강화하고 신속하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앞서 황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CX, DX, 플랫폼 3대 전략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날 워크숍에서 황 사장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와 사업 전개를 포기하면 안 된다”며 “기존의 방향을 그대로 가져가되 전략 과제들을 매우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조직문화의 문제는 소통 부족에서 비롯된다”면서 “비폭력 대화를 활용해 성과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만들고, 구성원 간 더욱 소통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기본기 강화 당부한 황현식 사장

1999년 당시 LG텔레콤에 입사한 황 사장은 2021년 LG유플러스 사장에 선임, 지난해 11월 연임에 성공했다. 황 사장이 이끄는 동안 LG유플러스는 2022년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7% 감소한 998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3.4% 늘어난 14조3726억원을, 전체 매출에서 단말 매출을 제외한 서비스매출도 2.0% 증가한 11조63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줄어든 영업이익은 전력료 인상과 사이버 보안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통신 품질 향상을 위한 기지국 구축과 보안 투자 증가로 설비투자에서 2조514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3.9% 늘어난 수치다. LG유플러스가 특히 보안 영역에 투자를 확대한 이유는 2022년 말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사건 때문이다. 황 사장은 다음해 2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하고 사이버안전 혁신안을 발표했다.

당시 황 사장은 “혼란을 겪으신 소상공인 여러분과 국민에게 이 자리를 빌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안은 보안 체계가 통신 산업의 근본이라는 점에 집중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기본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며 소홀한 부분은 없는지 매 순간 돌아보고 가장 높은 보안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이 약속한 ‘기본기 강화’는 올해도 이어졌다.

황 사장이 선택한 올해 현장 경영 첫 행선지는 네트워크 부문이다. 이는 신년사에서 밝힌 품질·안전·보안에서의 기본기 강화를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황 사장은 지난 10일 LG유플러스 마곡 국사를 방문해 네트워크 설비 현황을 살피고, 인프라 담당 직원들에게 품질·안전·보안에서의 탄탄한 기본기를 주문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10일 LG유플러스 마곡 국사를 방문해 네트워크 설비 현황을 살피고 있다. / 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10일 LG유플러스 마곡 국사를 방문해 네트워크 설비 현황을 살피고 있다. / LG유플러스

황 사장의 현장 경영은 2021년 대표이사 취임 때부터 이어지고 있다. 취임 첫 해만 총 50번 현장을 찾았고, 2022년에는 34곳으로 횟수를 줄이는 대신 간담회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도 33회 출장길에 오르며 전국 방방곡곡으로 8300km를 달렸다.

황 사장이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것은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고객 관점의 개선사항을 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현장 경영을 통해 60건의 개선점을 경영활동에 반영한 바 있다. 황 사장은 CX, DX, 플랫폼 3대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도 고객점접 채널을 중심으로 40회에 달하는 현장 경영을 소화할 예정이다.

실적 견인한 B2B 신사업... 올해는 AI 강화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인프라(솔루션·IDC·기업회선) 부문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LG AI 연구원과 협업해 통신·플랫폼·금융·유통·제조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대형언어모델(LLM) 익시젠(ixi-GEN)을 개발, AI 사업의 중추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B2C·B2B 등 전 고객이 차별화된 AI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DX에 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CX·DX·플랫폼 3대 전략
LG유플러스 CX·DX·플랫폼 3대 전략

우선 통신 사업에서는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AI ‘익시젠’을 자사 서비스에 탑재, 챗봇의 진화 형태인 ‘챗Agent’를 선보인다. LG유플러스는 챗Agent가 고객의 사용 패턴을 파악해 요금제와 당면한 문제의 해결법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AI가 고객의 말을 실시간으로 이해해 상담원이 즉각 대응하도록 하는 ‘상담 어드바이저(Advisor)’를 도입하고, 오프라인 직영점과 네트워크 운영에도 AI를 활용하기로 했다.

나아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제공했던 AI 서비스에 ‘예약’, ‘대기’와 같은 신규 AI 기술을 더한 ‘우리가게 AI’를 출시한다. 이를 통해 예약, 주문, 결제, 홍보 등 사업의 전 영역을 AI 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B2B 사업에서는 이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구축형 AICC(AI컨택센터) ‘U+ AICC 온프레미스’의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동시에 △구독형 AICC ‘U+AICC 클라우드’ △‘우리가게 AI’ 사업에 집중해 ‘B2B AI 3대 서비스’를 구축,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9월 출시한 U+AICC 클라우드는 고객센터에 AICC를 적용해 빠른 사용을 원하는 중견그룹, 중소기업을 위한 서비스다. 별도 구축 없이 고객이 원하는 콜센터 인프라와 AI 솔루션을 연동해 월 정액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황 사장은 올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와 데이터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 사장은 신년사에서 “플랫폼·통신 서비스 영역에서 AI 사업을 발굴할 것”이라며 “B2C 플랫폼 사업은 조기에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성공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선택과 집중을 할 방침이다. 올해는 B2B 영역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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