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조나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매년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과 시장을 점검하며 경영 구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지난 9일 현지에서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SDI 배터리 1공장 생산현장과 2공장 건설현장을 살펴봤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1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SDI는 향후 크게 증가할 원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조7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2공장은 2025년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2024년부터 ‘프라이맥스(PRiMX)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지름 21mm, 높이 70mm 규격의 프라이맥스 21700 원형 배터리는 전동공구와 전기자동차 등 제품에 탑재되고 있다.

1991년 설립된 스름반 공장은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이다. 초기에는 브라운관을 제조하다가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이재용 회장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말자”면서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삼성SDI는 2023년 매출 22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전동공구, 전기차 글로벌 시장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단기적인 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삼성SDI는 투자를 실행하고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 회장은 명절에 가족과 떨어져 타지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설 선물도 전달했다.

이 회장은 다음날인 10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에 위치한 동남아 최대 IT 매장을 찾아 소비자 반응을 직접 살폈다. 이 매장은 2022년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 ‘센헹(Senheng)’이 오픈했다.

말레이시아는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국가로, 앞으로도 동남아 시장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에 △이스라엘(전자 R&D센터) △이집트(전자 TV·태블릿 공장) △사우디아라비아(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찾았다. 2022년 추석엔 멕시코(전자 가전 공장·엔지니어링 정유 공장 건설현장)와 파나마(전자 판매법인)를 찾아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조나리 기자 hansjo@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