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00억대 제품 판권 잃고도 글로벌 제약사에 의존
도매업 중심의 사업구조 개선 필요하다는 지적↑
70주년 앞두고 선임된 김미연 대표에 관심 쏠려 
한독 전경. /회사 제공
한독 전경. /회사 제공

[한스경제=양미정 기자] 매년 성장가도를 달렸던 한독이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하며 위기에 빠졌다. 한독은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공동 개발·생산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부진한 실적 쇄신에 나서겠다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지나친 다국적 제약사 의존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독은 지난해 매출 5227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55.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80억원으로 전년 106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한독 측은 "매출액 감소 및 연구개발비 등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금융자산 평가손실 및 지분법손실 반영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독은 간판 품목인 당뇨병 치료제 '테넬리아'와 '아마릴'의 특허 만료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 25.8% 감소한 332억원, 29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5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던 '솔라리스'와 '울토미리스'의 판권을 한국아스트라제네카로 넘기는 등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의약품의 판권이 회수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믿었던 독감 백신조차 부진했다. 한독은 3분기 다소 부진했던 경영 실적을 4분기 독감 백신을 집중 출하하며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독감 백신 시장 경쟁 과다로 사업 손실만 커졌다.  

여기에 한독의 지난해 3분기 자체 개발 제품의 매출 비중이 9.76%에 불과한 점도 한독을 위기에 빠지게 한 원인으로 꼽힌다. 제품매출이 다른 회사의 제품으로 돈을 버는 상품매출의 비중(20.45%)보다 2배 이상 낮아 판권에 의존한 유통 위주의 운영방식의 기업 운영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비판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는 한독의 경영 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도매업 중심의 사업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독은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 소비(Swedish Orphan Biovitrum ; Sobi)와 희귀질환 비즈니스를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결국 자체 신약 개발보다는 글로벌 제약사에 기대어 주춤한 전문의약품 사업 부문의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이러한 반복되는 행태에 한독이 제약회사 본업인 '자체 신약 연구개발'보다 '다국적 제약사의 한국 내 도매상' 역할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자체 신약을 개발하지 못한 한독이 또다시 신약 개발보다는 유통업에 몰두하면서 외부 기업에 지나치게 기댄다는 평가다.

한독은 올해 70주년을 도약과 성장의 해로 삼고 경영쇄신을 위해 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미연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김미연 사장은 미국 화이자 본사 부사장, 한국노바티스 총괄, 한국알콘 대표 등을 역임하며 제약·의료기기, 경영·전략기획, 브랜드 마케팅 분야의 다양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미연 사장은 당장 다국적 제약사 의존도가 높은 한독에서 '품목 이탈로 인한 매출 공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에 당면했다. 지난해 한독에 합류한 김미연 사장이 대표 자리에 올라 70주년을 앞둔 한독의 실적 부진을 돌파할 '구원투수' 역할을 할 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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