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투자자들, 올 초부터 일본 주식 1935.8억원 순매수
일본 정부·거래서 주도 ‘지배구조 개선·기업가치 제고’ 주목
일본 증시가 최근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의 투심도 일본으로 향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이를 주목하며 일본 증시의 강세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일본 증시가 최근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의 투심도 일본으로 향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이를 주목하며 일본 증시의 강세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일본 증시가 최근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의 투심이 일본으로 향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일본 증시의 강세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니케이225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1일 3만 2388.29로 장을 마친 후,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지수는 지난 16일 장 중 한 때 3만 8800선을 돌파하는가 하면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만 8915에 근접하기도 했다.

니케이225지수는 동경증권거래소(TSE)의 제1부 시장에 상장돼 있는 종목 중 유동성이 높은 225개 종목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상승세를 이어오던 지수는 20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28% 하락한 3만 8363.61에 마감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일본 증시의 강세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개장 이후 이달 1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1935억 8889만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억 2757만원을 순매도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매수건수를 비교해 봐도 상당 수준 늘었다. 올해 개장 이후 1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건수는 2만 4404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437건과 비교하면 무려 2.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발표가 마무리된 일본 기업들의 지난해 3분기(4~12월) 실적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내용을 집계하면 경상이익 기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기업은 468개사 중 269개사, 하회한 기업은 199개 업체다”며 “또 기업들의 FY2024(2023년도) 연간 실적 가이던스 수정 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1041사 중 상향 조정이 227개사, 하향 조정이 105개사, 동결 709개 업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토요타자동차가 누적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4조엔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고, 소프트뱅크G는 3분기 단독(10-12월) 순이익이 5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며 “또 반도체 제조장비 대기업의 도쿄일렉트론은 연간 실적 가이던스 및 시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일본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이 잇따르며 일본 주식 상승에 박차를 가했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은 일본 증시 강세 원인 중 하나로 ‘지배구조 개선·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꼽았다. 특히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경우 국내 증시에서 주목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도 맞닿아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는 2014년부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실행해왔으나 큰 성과는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2023년 엔화 약세로 증시의 모멘텀이 재개되고, 거래소의 기업가치 제고 요구가 더해지면서 일본 증시 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초과’ 기업의 비중은 니케이225 기준 2022년 말 47.1%에서 현재 62.2%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일본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기업들의 명단을 매월 공개해 압박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도 일본 증시를 지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 연구원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시초인 일본은행은 2010년 다시 한 번 ‘지수(상장지수펀드) ETF’ 매입이란 초유의 정책을 도입했으며 이후 지수 조정 구간마다 매입량을 늘리며 증시를 지탱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일본은행의 지수 ETF 매입은 연간 12조엔을 한도로 필요 시 매수할 수 있으며, 현재 일본은행의 지수 ETF 보유금액은 37조 2000만엔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1년 이후 일본은행의 지수 ETF 매수는 현저하게 감소했으나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질 때는 여전히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2016년 이후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대차대조표가 여전히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일본 증시의 장기적인 상승 추세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민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초과수익은 상반기 수출주, 하반기에는 내수주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일본 가계 여력이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저PBR·고배당 섹터인 금융은 최근 일본 증시의 선호 트랜드에 부합하는 특징으로 일본 투자전략 관련해 언급됐다.

민 연구원은 “일본의 장단기금리가 15년 만에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지속적인 우위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수 모멘텀과 관련해서는 “일본 증시의 주도주가 내수로 변하는 과정에서 지수의 모멘텀은 약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4년 니케이225지수의 범위(Range)는 33000~41000pt, 연말 목표치는 36000pt로 제시한다”고 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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