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화 예정에…커지는 ‘주주환원 기대감’
증권가 “올해 주총 시즌 과거 어느 때보다 주주환원 검토할 전망”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정부가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가올 3월 주주총회로 향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그 어느 때보다 주총 기간 내 환원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6일 전 거래일 대비 1.34%가 오른 2648.7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0.19%가 내린 857.60으로 장을 마쳤다. 범위를 지난 주(2월 9일~15일)로 잡을 경우에는 전주 대비 각각 1.1%와 3.8% 상승했다.

특징으론 성장주가 반등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가치주와 순수가치주는 하락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스타일 내에서 순수성장과 성장주는 각각 2.4%와 1.4% 상승했다”며 “반면 가치주와 순수가치는 각각 1.7%와 2.0% 하락했는데 성장주 상승의 배경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하락, 미국 1월 소비자물가 발표 후 시장금리 반락, 지난해 4분기 실적, 미국 빅테크 실적 호조 등이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오던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는 뚜렷한 하락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3주가량 전개됐던 가치주 위주 상승세가 순환매에 들어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이달 말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화를 시사한 바 있는데 관련주 주가 추이는 정책 강도에 따라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고 했다.

다만 증권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들의 강세가 이전보다 약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부가 오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에 모멘텀을 부여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초에 비해 저 PBR주들의 독주 현상은 약해지긴 했지만, 은행·증권·자동차 등 대체로 저(주가순자산비율)PBR 탑픽 업종으로 꼽히는 주식들의 지난주 주가가 견고하다는 점도 생각해볼 만한 요인이다”고 언급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지난주 후반 주주환원 세제지원 등, 26일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신규 호재성 뉴스플로우로 이들 주가에 한 차례 더 모멘텀을 부여한 측면이 있으므로, 이번 주에도 저 PBR 정책 관련한 추가적인 뉴스플로우에 따라 저 밸류에이션 주식과 고 밸류에이션 주식 간의 순환매가 수시로 일어날 것이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증권가에선 오는 3월부터 기업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주주총회 시즌’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화 계획 등에 따라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역대급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동길 연구원은 “올해 3월 주주총회 시즌은 과거 어느 때보다 주주환원을 검토할 전망”이라며 “근거로는 지난 15일 기준 주주환원 언급 건수는 167건으로, 지난해 2월 193건 대비 86.5%에 달하고 있는데 현재 속도라면 300건 이상 언급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두 번째 근거로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추기 위한 민간 변화 기대’를 꼽았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안의 관건은 자기자본이익률(ROE)로, ROE 관리 요구가 일본·대만 등 글로벌 주식시장 표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 정책 당국이 이에 발맞출 경우 기업에 적극적으로 ROE 관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기업이 업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면 자본 규모를 줄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자기자본(BPS)을 가볍게 만드는 정책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노 연구원은 역대급으로 관심이 높아질 주주총회 시즌에 대비해야 한다는 권고와 함께 “주주환원 수익률 상위 종목군 중심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안에 따라 주주들의 환원요구 및 기업들의 대응이 주주총회 시즌에 활발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주주들의 환원요구, 주주총회·이사회에서 나오는 기업들의 대응이 2~3월 중에 활발히 전개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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