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범호 “감회가 새롭다. 굉장히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고 생각”
“좋은 선수들 모인 팀의 감독 맡아 영광... 원 팀이 돼서 잘 움직일 수 있게 하겠다”
이범호 KIA 감독. /연합뉴스 제공
이범호 KIA 감독.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떠날 땐 코치였지만 돌아올 땐 신분이 상승한 이범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감독이 “나는 초보지만, 선수들은 베테랑”이라며 “선수들을 믿고 즐겁게 해볼 생각”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각오를 밝혔다.

KIA는 호주 캔버라에서 약 20일간 진행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1일 일시 귀국했다. KIA는 김종국 전 감독이 후원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경질되자 선장 없이 예정된 전지 훈련지로 떠났다.

캔버라에서 훈련에 열중하던 KIA는 이범호 당시 타격 코치를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던 이 감독은 빠르게 상황을 수습해 성공적으로 1차 스프링캠프를 마무리지었다.

이 감독은 “감회가 새롭다. 굉장히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고 생각한다”며 “팀에 워낙 좋은 선수가 많다. 외부에서 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다 보니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선수들이 모였을 때 감독을 맡는 것도 개인적으로 매우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원 팀이 돼서 잘 움직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역할의 변화가 개인 일정에 큰 영향을 미쳤냐고 묻자 “스케줄은 똑같았다”며 “야수들의 연습과 투수들의 투구를 볼 수 있게 됐다. 바뀌는 것은 이 정도”라고 답했다.

KIA는 22일부터 오키나와 리그에 돌입한다. 이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투수 로테이션 등을 투수 코치들과 잘 상의하고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단 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외부에서 우리 팀 1루수가 지난 시즌 다른 팀 선수들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저는 우리 1루수 경쟁 선수 중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어느 포지션이 취약하다고 솔직히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선수들이 충분히 다른 팀 선수들보다 자신의 포지션에서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모였다고 생각한다. 항상 감독은 약점이 없다고 생각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선수들 컨디션 조절 등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타격 코치 시절부터 ‘데이터’를 중시하기로 정평이 났다. 준비된 감독이라는 얘기도 곳곳에서 들렸다.

KIA 타이거즈 제 11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범호 타격 코치. /KIA 제공
KIA 타이거즈 제 11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범호 타격 코치. /KIA 제공

이 감독은 “모든 감독이 다 모자란 상태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어떤 선수를 만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선수들을 만나고 있을 때 감독하느냐 아니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하느냐는 무척 다르다”며 “난 굉장히 좋은 선수들 많이 모여 있는 상태에서 감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유리한 감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KIA 선수단은 이 감독 선임 후 ‘감독님을 도와드려야겠다’고 나설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고 알려졌다, 이 감독은 “ 지금 마음 그대로 안 변했으면 좋겠다. 제가 타격 코치할 때부터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제게 다가오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선수들, 젊은 선수, 고참 선수들 할 것 없이 제가 그렇게 행동했다”며 웃었다.

이어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대로 했다. 장난칠 땐 그대로 장난쳤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팀이 연패에 빠지고 분위기가 안 좋다고 해서 그 분위기 자체를 다운시키고 싶은 생각은 솔직히 없다. 우리 팀에 가만히 두면 스스로 운동하는 성격을 지닌 선수들이 매우 많다. 그런 점을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하지 마, 하지 마’하면 더 할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KIA는 이 감독 선임 후 외부 코치 영입 없이 시즌을 치른다. 이 감독은 “타격 코치 할 때부터 같이 호흡을 맞췄던 분들이기에 별문제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분들이 저를 또 잘 도와주실 거로 생각한다. 제가 코치를 하면서 해당 파트에 있는 분들이 얼마만큼 노력하는지를 제가 다 눈으로 봤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제가 체크 안 해도 각 파트에서 알아서 잘 움직여주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한화로 복귀해 다른 팀들의 경계심을 일깨웠다. 이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에 대해 “그런 대투수가 한국에 돌아온다는 것이 굉장히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투수가 들어왔을 때 우리 타자들도 많은 걸 느끼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우리 경기에만 많이 등판 안 한다면 그리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좋은 선수가 오는 만큼 한국 야구도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될 거로 생각한다. 돌아오는 건 환영하지만 우리하고 경기는 좀 될 수 있으면 좀 피해 가면서 그렇게 던져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오키나와 리그를 치르는 KIA의 선수 명단에는 소소한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이 감독은 “몇몇 선수들은 이동할 것”이라며 “2차 캠프에서는 일본 고치현과 오키나와현에서 1, 2군으로 경기를 나눠 진행한다. 그래서 호주에 선수들을 많이 데리고 가 직접 다 지켜봤다”고 밝혔다.

이어 “시범경기에서는 오키나와와 고치에서 훈련한 선수들을 다방면으로 바꿔서 점검해 볼 생각이며 일단 제가 좀 볼 선수들은 오키나와 실전에서 지켜본 뒤 개막전 엔트리를 짤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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