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마사회, 60세 이상 성인 또는 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재활힐링승마 프로그램 운영
실버힐링승마 강습현장. /한국마사회 제공
실버힐링승마 강습현장. /한국마사회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20년 전 아프리카 여행 중에 말을 타고 1시간 동안 천천히 산길을 걸었습니다. 그때 보았던 주변의 풍경, 풀냄새, 무엇보다 말의 따뜻한 체온과 움직임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더군요”

지난해 8월 한국마사회가 시행한 실버힐링승마에 참여했던 60대 여성에게 ‘말과 관련된 기억’을 묻자, 그는 오래전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말했다. 이렇듯 우리에겐 훌쩍 떠났던 여행지에서 어릴 적 갔던 유원지나 동물원에서 만난 말과 관련된 기억이 있다. 동물원 탈출 소동으로 유명세를 탄 얼룩말 ‘세로’의 사연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과 애정의 시선을 보낸 것 역시 우리 기억 속 말의 존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다수 국민들은 말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경험이 손에 꼽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국마사회가 지난 2021년 실시한 「전 국민 승마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9%가 최근 2년 이내에 말을 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말을 본 적이 있고 관련 체험을 한 경우도 먹이 주기 등 단순 체험이 대부분이어서 의미 있는 기승 체험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005년부터 인프라의 한계나 인식의 장벽을 넘어 다양한 국민에게 승마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한 다양한 힐링 효과를 전파하고자 재활승마를 시행 중이다. 주로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해왔지만 고령인구 증가라는 사회변화에 발맞춰 작년 처음으로 60세 이상 시니어 계층을 대상으로 실버힐링승마를 도입했다.

배우자와 함께 참여한 60대 남성은 “지금은 성년이 된 자녀들이 어렸을 때 가족승마교실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말을 무척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 승마라는 운동에 더욱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순치(길들이기)가 되어 기승자에게 따뜻한 눈빛과 순한 태도를 보이는 말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이 같은 국민 성원에 보답하고자 올해도 60세 이상 성인 또는 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재활힐링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말과의 교감 활동을 통해 참가자의 일상생활 기술 등을 촉진하는 말 매개 학습법인 EAL(Equine Assisted Learning)을 기반의 동 프로그램은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렛츠런파크 서울 소재지인 과천 노인복지관을 통해 접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재활힐링승마를 통해 말이라는 생명체와 함께하는 승마의 기쁨은 물론 신체 능력의 증진 및 생활의 새로운 활력을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며 “현재는 강습 규모가 제한적이지만 점진적으로 확대해 보다 많은 국민들에게 말에 대한 새로운 기억을 선사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정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