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의대 증원·의사 집단행동을 주제로 열린 TV토론회에서 "국민은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료계 인사 발언이 나왔다. 입시 업계는 의대 증원을 하더라도 이는 현실적이지 않은 얘기라고 입을 모았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MBC '100분 토론' 의사 측 인사로 나온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지역의사제에서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서 의무 근무 시키면 근로 의욕도 떨어질 것이고, 그 의사한테 진료 받고 싶겠냐"고 말했다. 이어 "지역 의사제로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인재를 뽑을 수밖에 없다"며 "그 지역 인재를 80% 뽑아봐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 데도 의대를 가고, 의무근무도 시키고(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인재전형 확대 논란을 비판하는 취지이다. 일각에서는 과장된 부분이 있으며, 의사의 덕목을 성적 위주로 판단하는 발언이라 의사들이 가진 '엘리트 의식'이 드러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사 커뮤니티는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릴 경우, 의대 입학생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하지만 입시업계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더라도 반에서 '20~30등 하는 학생'은 의대에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해 전국 고등학교의 수는 2379개로 전교 3등까지를 다 합하면 7000명이 넘는다.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의대 정원은 5058명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 2000명확대로 합격선 하락은 크게 없을 것이며, 지역인재전형 확대도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반에서 20~30등'이라는 표현은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며 "지역인재전형 비중 확대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얘기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