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00kW 수소연료전지 개발. 대형선박용 250kW로 확장 중...“대형선박 탑재가 목표”
아시아 최초로 선박에 수소연료전지 탑재, 글로벌 5개사와 협력
빈센이 개발한 국내 최초 수소전기보트인 하이드로제니아(Hydrogenia) / 최대성 기자
빈센이 개발한 국내 최초 수소전기보트인 하이드로제니아(Hydrogenia) / 최대성 기자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오늘날 무역의 90% 이상은 바다로 운송된다. 늘어나는 물량과 함께 오염물질 배출량도 점차 증가하자 글로벌 해운업계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친환경 선박연료의 중요성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일 뿐 ‘방법(HOW)’은 기술 성숙도 문제로 회피하고 있다.

친환경 해양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인 빈센은 기존 디젤엔진의 대안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제시하며 실제적인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이칠환 빈센 대표이사는 “탈탄소화 시대에서 선박 엔진의 근본을 바꾸고자 한다”며 “현재는 디젤엔진에 비해 2배가 비싸지만, 전세계적인 친환경화와 물가인상율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수소연료전지는 엔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빈센의 리튬이온 베터리 / 최대성 기자
빈센의 리튬이온 베터리 / 최대성 기자

◆이차전지 배터리와 3차전지 수소연료전지의 콜라보, ‘보완적인 관계’

빈센은 ‘수소연료전지’에 주목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3차전지라고도 불린다. 수소연료전지는 완전한 무탄소를 실현할 수 있어 자동차, 항공기, 드론 등 여러 모빌리티에 활용되고 있다. 그중 선박 분야에서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다.

현재까지 빈센은 총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대부분의 투자금은 해상용 연료전지모듈 개발에 투자될 예정이다.

빈센 본사 연구실 내 고순도 수소가 보관돼있다  / 최대성 기자 
빈센 본사 연구실 내 고순도 수소가 보관돼있다  / 최대성 기자 

빈센의 ‘100㎾ 해상용 연료전지모듈’은 스택(Stack)과 BOP(수소공급장치, 공기공급장치, 냉각장치 등)로 구성됐으며,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추진선박의 추진장치뿐만 아니라 선박에 탑재된 각종 보조장치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일체화된 시스템이다. 또한 현대차 넥쏘에도 사용되는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 방식을 사용해 시동 시간이 짧고 다양한 출력을 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선급(KR)로부터 기본인증(AIP)을 받은 바 있다.

빈센은 연료전지를 배터리와 함께 가동해 효율을 높이고 운항거리를 연장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선박에 탑재된 빈센의 리튬이온 베터리 / 최대성 기자
빈센 선박에 탑재된 리튬이온 베터리 / 최대성 기자

차량과 달리 선박은 관성이 없고, 물살을 쪼개며 나아가야 해 운항하는 내내 풀파워로 작동된다. 실례로 8m 소형선박에 테슬라 모델3에 들어가는 700kg 배터리 2개가 탑재된다고 하더라도 30노트(55km/h)로 주행하면 1시간이면 방전된다.

이칠환 대표는 “몇 배의 배터리를 투자하더라도 선박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한정적”이라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레인지 익스텐더(RE)’가 필요하고, 빈센은 그 방식을 수소연료전지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인지 익스텐더 형식은 내연기관과 발전기가 결합된 모습으로, 축전기가 방전되면 발전기가 생산한 전기로 충전함과 동시에 주행을 지원할 수 있어 ‘주행거리 연장장치’로 알려져있다.

이 대표는 “3차전지인 수소연료전지가 주 추진연료로 사용되고, 배터리가 이차전지로써 순간적인 파워와 에너지 저장을 맡는다면 상호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제대로 된 그린에너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센 연구실 내 선박 전기 충전기 / 최대성 기자
빈센 연구실 내 선박 전기 충전기 / 최대성 기자

빈센의 ‘배터리 전기추진 시스템’은 선외기와 동력모터를 포함한 추진기, 리튬 이온 배터리, 선박용 전기 충전기, 통합 추진제어시스템, 기타 전기 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선박용 배터리의 충전은 기존 전기차 충전과 동일하지만, 시스템 출력의 장기 내구성과 기계적 내구성이 달라 충전기 시스템을 선박용으로 변경해야 한다. 또한 설치장소도 선박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항만으로 제한적이다.

이 대표는 “전기추진은 수소연료전지로 가기 위한 기본 펀더멘탈(기본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빈센 공장 내 육상용 수소연료전지 테스트배드 모습 / 최대성 기자
빈센 공장 내 육상용 수소연료전지 테스트배드 모습 / 최대성 기자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시장 선점에 ‘트리거’ 당겨져

빈센은 글로벌 에너지기업 셸(Shell), 싱가포르 조선·해양플랜트 전문기업 시트리움(Seatrium, 舊 셈코프마린), 싱가포르 선박회사 펭귄 인터내셔널(Penguin International), 산업용 가스 생산·공급기업 에어리퀴드(Air Liquide Singapore)와 싱가포르 수소연료전지 시범 프로젝트에 참여해 지난 11월 아시아 최초로 선박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수소연료전지의 활용을 시험하기 위한 시범사업이자, 해양연료로서 수소의 타당성을 확립하기 위해 추진됐다. 올해 1월부터 1년 간 수소연료전지 탑재선박의 안정성과 성능 등이 증명된다면 빈센은 수소연료전지시장에서 선두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다.

이칠환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가 ‘트리거(도화선)’가 될 것”이라며 “연료전지가 탑재된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을 성공한다면, 기존의 엔진사들은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센 공장 전경 / 최대성 기자
빈센 공장 전경 / 최대성 기자

빈센은 전남 영안 대불산업단지에 1300평 크기의 공장 2개소와 본사 2개동,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오는 4월이면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R&D)센터가 오픈된다. 연구개발센터에는 국내 유일 수소연료전지 대형 스텍 테스트장비와 연료전지시스템 운전테스트장비 등 수십억원어치의 장비가 설비돼 빈센의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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