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美, CXMT 등 中반도체 기업 6곳 추가 제재 검토
中 반도체 산업 육성 3차 펀드 조성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업 6곳에 대해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인 것과 동시에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에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자국 주도 공급망 구축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으로 대응하고 있다.

12일 블룸버그 등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은 이용해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6개 반도체 기업을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CXMT는 중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과 같은 글로벌 D램 제조사들을 따라잡겠다고 설립한 D램 반도체 제조업체다. 다만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이 리스트에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반도체 제조업체인 SMIC,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이 포함돼 있다.

블랙리스트 명단에 등재된 기업은 미국 상무부로부터 특별 수출 허가를 받지 않는 이상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관련 부품이나 장비를 구매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을 기업들에 대한 밑그림도 구체화 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8일 “미국 정부가 TSMC에 보조금을 50억달러(6조5000억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TSMC는 미 애리조나주에 400억달러(52조8000억원)을 투자해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 정부와 보조금 협상을 진행해 왔다.

미국의 인텔과 마이크론, 한국의 삼성전자 등도 수십억달러를 지원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 금액은 유동적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17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미국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 액수를 늘리기 위해 미국 정부와 추가 투자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보조금은 지난 2022년 8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법에 근거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늘리기 위해 반도체 생산 보조금 등 5년간 총 527억달러(69조원)를 지원해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미국의 압박에 중국은 대규모 투자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고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국가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인 ‘국가직접회로산업투자펀드(ICF)’는 270억달러(35조원) 규모의 3차 펀드를 조성 중이다.

3차 펀드 모금은 지방 정부, 지방 정부의 투자 기관, 국영 기업 대상으로 이뤄지며 중앙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액수는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상하이와 기타 대도시 정부, 중국 청통 홀딩스 그룹, 국가개발투자공사 등이 3차 펀드에 각각 수십억 위안을 투자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금에 대한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마무리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59조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해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국산화 등에 투자한 바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당시 펀드의 투자 기준이 공개되지 않는 등 투자가 불투명하게 이뤄져 투자 효과가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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