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누가 당선되든 현 정부와 똑같은 기후의무 이어가야" 강조
바바예프 의장 “어떤 차기 행정부도 자국 환경정책 뒤집지 않을 것”
무크타르 바바예프 COP29 의장 / 연합뉴스
무크타르 바바예프 COP29 의장 / 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 의장이 올해 선거를 치르는 각국에 새 정부도 현 정부와 같은 기후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인도, 러시아 등이 올해 선거가 예정돼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면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 기후 의무를 저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당부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무크타르 바바예프 COP29 의장이 기후의무 이행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무크타르 바바예프 의장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어떤 차기 행정부도 기후문제 해결을 진전시키기 위한 각국의 정책을 뒤집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목표는 이 과정을 긍정적인 결과로 이끌기 위해 이들 국가와 기회가 될 때마다 모든 소통채널을 활용해 대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각국에서 누가 당선되든 차기 행정부도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바예프 의장은 많은 나라에서 선거가 진행되고 있어 어느 한 국가를 특정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미국의 선거 결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만 전했다.

올해는 유럽연합을 포함한 최대 64개 국가에서 전국 단위의 선거가 치러진다. 세계 각국의 리더십 교체가 기후위기 대응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과 다름없다. 

아제르바이잔 환경·자원부 장관인 바바예프 의장은 “COP29 참가국들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인 바쿠로 초대해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최소한의 목표를 함께 달성하기 위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협력하고 있고, 총회 개최 전까지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당사국 총회는 각국의 선거가 끝나는 11월에 열린다. 개최국 아제르바이잔은 1840년대부터 석유를 생산한 산유국이자 세계 최고의 화석연료 공급국가다. 미국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의 석유와 가스는 국가 수출의 92%, 그 수입은 국가 예산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며, 향후 10년간 가스 생산량을 지금보다 3분의 1 더 늘릴 계획이다.

바바예프 의장은 자국 정부가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친환경에너지 비중을 늘리며 탈탄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다만 그는 “석유 생산은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 공급받던 가스를 대체할 공급원을 찾고 있는 EU의 수요를 충족하려면 가스 생산량은 늘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바바예프 의장은 “우리는 EU의 요청으로 유럽 각국에 가스를 공급해야 하고, 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채택했다”며 “그러나 이 프로그램으로 얻은 수익을 어떻게 투자할 수 있는지 검토해 경제도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2030년까지 전체 국가 에너지 믹스에서 98%의 화석연료 중 3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자국의 목표와 노력을 소개했다. 바바예프 의장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에서 해상 풍력 발전 시행을 검토하고 있으며, 흑해 해저 케이블을 통해 녹색 에너지를 루마니아로 보내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 합의서도 체결했다.

개발도상국(개도국)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고 청정에너지에 투자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COP29에서는 ‘기후금융’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가디언이 밝혔다.

바바예프 의장은 세계은행뿐만 아니라 민간 은행도 개도국의 녹색전환을 위해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민간은행은 새로운 이니셔티브, 새로운 형식, 새로운 금융 메커니즘을 위한 좋은 원천”이라며 “개도국에 지원하기 위한 기후금융을 확대하려면 민간은행 참여가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를 넘었단 보도가 나왔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도로 이하로 제한하고, 1.5도를 넘기지 않기로 약속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아직 빠르게 감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바바예프 의장은 파리기후협약 목표는 여전히 COP29 기본 협약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목표와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며 “이전 당사국 총회 합의 사항과 정책 시행으로 1.5도를 향한 노력을 강화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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