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엠블럼.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 엠블럼.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스경제=김성진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탁구 게이트’에 이어 ‘카드 게이트’가 터졌다. 막장 팀 운영에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은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졌다.

13일 스포츠동아는 축구계 전언을 통해 대표팀이 2023 카타르 아시안컵(1월 13일~2월 11일) 대회 직전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전지훈련(1월 2~10일) 기간에 선수와 협회 직원 간에 카드 도박을 했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을 앞두고 탁구를 치려한 이강인과 이를 만류한 주장 손흥민 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팀 분위기가 깨진 '탁구 게이트'로 몸살을 앓았다. 이 일이 완전히 봉합되기도 전에 '카드 게이트'가 나왔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대표팀 선수 1명과 대표팀 지원을 맡은 협회 팀장 A씨 등 2명이다. 추가 인원이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A씨는 출국 전 도박에 사용하는 칩을 챙겨 출국했고, 이들은 칩을 활용해 휴식 시간 때 카드 도박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된 칩은 개당 1000~5000원 사이로 정해놓고 카드 도박을 했다.

축구협회도 대회를 마친 뒤 이를 파악했다. 내부적으로 조사를 벌였고 A씨를 보직 해임했다. 축구협회는 “휴식 시간에 카드놀이를 했지만 도박이라 보기 어렵다”고 했다. 판돈이 크지 않았다는 이유라면서 선수들이 간식 내기 등으로 즐기는 금액 수준으로 카드를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축구협회의 문제 인식이 드러난다. 훈련이나 휴식 중 재미로 각자 소액의 현금을 걸고 내기를 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이 경우는 다르다. A씨는 재미로 카드를 한 것이 아니다. 칩을 챙겨 카드를 했다는 것 자체가 도박을 염두에 두고 즐겼다는 것이다. 이들이 늦게까지 카드를 했다면 판돈도 단순히 재미 수준을 넘게 된다. 축구협회의 입장이 황당할 뿐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이 일이 드러나자 축구협회의 대응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이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해야 하는데 오히려 두둔하려는 모습이 답답하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태국전 매진 안내 이미지.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의 태국전 매진 안내 이미지. /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협회는 이 사건이 알려진 뒤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 홈경기 매진을 알렸다. 팬들의 보이콧 움직임 속에서도 대표팀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확인됐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부실한 대처로 열기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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