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 50조원 달성 목표
KB금융이 국외 친환경 투자를 추진한 스웨덴 구바버겟 풍력 발전사업 /연합뉴스
KB금융이 국외 친환경 투자를 추진한 스웨덴 구바버겟 풍력 발전사업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금융기관은 ESG를 고려한 투자와 대출 등의 금융활동으로 탄소저감과 사회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양적·질적으로 국내 최고 금융그룹으로 자부하고 있는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은 ESG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과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면서 국내 지속가능 금융을 선도하고 있다.

◆ KB 그린 웨이브 2030, 지속가능금융 핵심 목표

2020년 5월 KB금융은 'KB 그린 웨이 2030'을 발표했다. 중간에 이름이 한번 바뀌긴 했지만 KB금융의 지속가능금융 핵심 전략인 'KB 그린 웨이브 2030'을 선포한 것이다. 이는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을 50조원 달성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친환경 부문 금융은 절반인 25조원 규모다.

구체적인 목표 설정 이후 KB금융의 지속가능금융 추진은 더욱 가속도되고 있다. 같은 해 9월 ESG채권 관리체계를 공시하고, 탈석탄금융을 선언한 이후 2020년 10월엔 국내 금융지주회사 최초로 원화 ESG 채권을 발행했다. 또한 2021년 5월엔 녹색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프로젝트와 사회적 가치창출 사업을 지원했다.

2023년의 성과는 현재 집계 중에 있으나, 2022년 12월 말 기준 KB금융그룹의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는 총 32조 2000억원에 달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ESG 분야에서 금융상품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며 경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또한 기후위기 역시 현실로 닥쳐오고 있다. 결국 글로벌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는 경제·사회적 변동성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으며, 종래엔 금융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KB금융그룹은 국내 최대 고객 기반 및 네트워크를 갖춘 종합금융그룹이다. KB국민은행을 필두로 금융투자·보험·여신전문·서민금융·비금융 등, 12개 주요 계열사가 1354개 국내 네트워크와 14개국 697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주요 4대 금융그룹과 비교해도 KB금융그룹은 은행-비은행 간 가장 균형 잡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 금융그룹들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을 비롯해, 비교적 빠른 시일내 글로벌 ESG 기준에 부합하는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B금융은 업계 선도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에 걸맞는 행보를 좋은 선례로 남겼던 것이다.

바다숲 조성사업 등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KB금융그룹
바다숲 조성사업 등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KB금융그룹

◆ 투자와 금융상품, 금융기관 본연 기능 살린 ESG 경영 실천

금융기관으로서 KB금융그룹이 가장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는 단연 ESG 금융상품을 확대하는 부분이다.

KB금융그룹은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친환경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2021년 '‘KB Green Wave 1.5℃ 금융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앞서 'KB맑은하늘 금융상품' 'KB맑은바다 금융상품'에 이은 그룹 차원의 친환경 금융 패키지 상품이다. 이는 KB국민은행의 ‘KB Green Wave 1.5℃정기예금’, ‘KB Green Wave 1.5℃ 공익신탁’과 KB국민카드의 ‘KB Green Wave 1.5℃ 카드’로 구성돼 있다.

KB금융그룹은 가입 고객이 종이통장 미 발행과 같은 친환경 활동을 실천할 경우, 우대이율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상품 가입과 연계해 학교숲 조성사업, 전기차 충전소 설치 사업 등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배출 감축 활동을 위한 기부금을 조성하고 있다. 아울러 KB 그린 웨이브 2030과 함께 KB금융그룹의 ESG 경영 실천의 핵심 축인 'KB Net Zero S.T.A.R'는 내부적으로는 2040년, 대외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참고로 KB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그룹 중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익신탁 및 탄소중립 관련 ETF 2종과 펀드 6종으로 구성된 ‘KB Net Zero S.T.A.R. 금융상품’ 패키지 역시 선도 금융그룹으로서 KB금융이 '1.5℃ HOW에 답하고' 있는 부분이다.

고객이 신탁상품 가입 시 은행에 납부하는 보수의 10%를 고객 명의로 기부하고, 동일한 금액을 은행에서도 기부하는 상품으로 ETF 및 펀드상품도 공익신탁과 마찬가지 구조로 설계돼 있다.

KB금융그룹은 해당 상품으로 마련된 기부금을 바다숲·학교숲·교실숲 조성 등 친환경 사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금융상품만이 아니라 민간투자사업 분야와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선박·자동차 등에 대한 친환경 투자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진행할 때 적도원칙 및 ESG 프레임워크 준수여부에 대한 심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저탄소 시설 구축을 위한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로 금융지원을 이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친환경 투자 프로젝트 사례는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소재 약 37.6MW 규모의 풍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사업시행 이전 약 35개월 동안 풍황 분석 데이터를 수집하고, 환경영향평가와 지역사회 영향도 등을 포함한 ESG 리스크 평가를 시행했다.

그 결과 풍력발전소가 민원 발생 가능성이 낮고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해 투자가 진행됐다.

KB국민은행은 총 투자금 1153억원 중 980억원을 주선하고 320억원을 약정했다. 2022년 7월부터 상업 운전을 개시한 발전소는 연간 발전량이 설비이용률 27.6%를 가정할 때 9만 910MWh/년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은 전라남도 신안군 지도읍 일대 총 150MW 규모의 태양광발전 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에도 총 투자비 3196억원 중 2748억원을 주선하고 600억원을 약정했다.

2021년 12월 건설이 완료된 시설은 3MW 이하 개별 발전소 70개로 구성돼 있다. 2022년 1월부터 2041년 12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국외로도 눈을 돌려 KB국민은행은 스웨덴 중부 예블레보리주 구바버겟에 약 74.4MW 규모의 육상 풍력발전시설을 건설 및 운영하는 사업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총 사업비 9억 8200만유로 중 4200만유로를 공동 주선하고 900만유로를 약정했다. 2023년 5월까지 건설을 완료한 시설은 2053년 7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은 기업투자금융(CIB, Corporate & Investment Banking) 플랫폼을 활용해 ESG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자체 투·융자 목표는 2030년까지 취급액 100조원, 잔액 25조원으로 설정했다.

계열사와 공동투자 및 협업으로 2022년 총 12조 5000억원의 ESG 관련 프로젝트를 취급했고, 같은 해 12월말 기준 잔액은 총 5조 8000억원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여기서도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청년주택 사업, 친환경 배터리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취급액 기준 3조 4000억원, 잔액 기준 2조 900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생물다양성 보존 등 다양한 영역에서 ESG 경영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KB금융그룹
생물다양성 보존 등 다양한 영역에서 ESG 경영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KB금융그룹

◆ 금융의 ESG가치 측정, 구체적으로 뭘 고려하나

KB금융그룹은 그룹 ESG 금융상품 협의체에서 KB 사회적가치 성과 측정 5대 원칙에 따라 ESG 금융상품의 가치를 측정하고 방법론을 수립하고 있다. 개별 기업의 ESG 경영 실천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이를 통해 파생되는 가치 측정이 모호하거나 주관적이라는 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바 시사점이 크다.

KB금융그룹의 ESG 금융상품 관련 사회적가치는 크게 '고객에 대한 직접적 성과' 과 '사회 및 환경 전반에 대한 장기적·간접적인 영향' 등 두 가지 요소에서 측정되며 그 기대효과를 산출하고 있다.

고객에 대한 직접적 성과란 금융상품의 특성을 감안한 이자혜택이나 금리할인과 같은 내용이 핵심이다. 가령 예적금과 같은 수신상품이라면 우대금리로 이자수익을 높이며, 여신상품은 대출 이자의 할인혜택이라고 보면 된다.

사회와 환경 전반에 대한 장기·간접 성과는 주로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를 단행하는 데서 발생한다. KB금융은 ▲주거지원 분야 ▲폐기물 처리시설 분야 ▲친환경 차량 분야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유형별 특수성을 감안하고 측정 방법을 선정한다. 특히 ▲친환경 차량 분야 ▲신재생에너지 분야 온실가스 저감과 같은 친환경 영역에서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예를 들어 친환경 차량 분야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할 때는 누적 탄소배출 저감량과 탄소의 사회적비용에 KB금융의 기여도를 감안해 KB금융그룹이 창출한 사회적가치 수준을 측정하는 식이다. KB국민은행·KB국민카드·KB캐피탈이 판매하는 금융상품 중 친환경 차량 구입을 위한 일반대출이나 할부금융 등의 사회적가치가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산출하는 방법론이다.

1단계인 탄소배출 저감량의 사회적가치 측정은 주요 통계기관 자료를 활용해 산출한다. 이는 공개된 조사자료를 기반으로 한 추정치기에 이론의 여지가 적다.

그렇다면 KB금융그룹의 기여도는 어느 정도일지 산출하는 것이야말로 자의적·주관적 해석이라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며, 구체적인 기준 마련에 기업들이 가장 난색을 표하는 부분이다. KB금융은 2단계에서 적용할 KB 기여도 산출을 위해 명확하게 객관성을 측정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해서만 이를 고려하고 있다. 즉 리스나 렌탈 관련 상품 내역은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에 제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산출한 KB금융그룹의 ESG 전 영역에서 2022년 사회적가치 성과는 3조 548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환경 부문은 1387억원으로 계산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금융에 659억원, 친환경 관리 금융에 552억원, 친환경 기여 활동에 176억원 등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보는 것이다.

사회(S)나 지배구조(G) 영역에 비해 환경 부문 가치창출 규모가 적다고 보일 수 있지만, 금융기관 특성 상 주주 배당과 정부 납세에 2조 7000억원 가량이 계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또한 포용·상생금융 확대 정부 정책을 이행하는 부분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금융권이 강점을 갖고 있는 지역·사회·고객공헌 활동 등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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