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ASML, 2040년 고객사 포함 넷제로 달성 목표
ASML 로고./ ASM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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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정연 기자] 산업계 전반에 탄소중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오는 2040년까지 공급망 내 ‘넷제로(Net Zero)’를 선언했다. 향후 넷제로 대응 성과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낮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압박받고 있다.

ASML은 최근 발표한 연간보고서에서 “2040년까지 고객 업체들을 포함해 모든 생산·유통 과정에서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ASML은 LNG나 원전 없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만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넷제로는 탄소를 포함한 모든 온실가스의 순 배출이 ‘0’인 상태를 뜻한다.

ASML은 대만과의 전력구매계약(PAA) 체결 사례를 소개하며 “신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전력이 거의 없는 한국에서는 계속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신재생에너지 활용률을 높일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슈퍼 을(乙)’로 불린다. 특히 ASML의 지난해 매출 276억유로(40조원)의 25%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차지할 정도로 ASML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ASML은 고객사가 넷제로를 달성하지 않을 경우 어떤 불이익을 줄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장비 납품 등에서 후순위로 밀리거나 공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애플, 인텔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객사들 역시 이미 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리거나, 반도체 주문 시 재생에너지 이용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인텔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이미 90%가 넘는데, 앞으로 모든 공급망에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애플도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75% 줄이고, 혁신적인 탄소 제거 솔루션을 개발해 나머지 25%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도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수질 오염 물질 배출을 제로화하겠다는 등 넷제로 달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글로벌 탄소 절감 로드맵을 따라가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 기준 국내 전력 사용량(2만1731GWh) 중 재생에너지 사용(1959GWh) 비율은 9.0%에 그친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 23%, SK하이닉스 30% 수준이다.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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